8. 희망 지옥

부서지고 또 부서진다.

by 김희진

어머니 전화가 왔다. 책방에서 북토크를 하자고 하신다. 어머니 친구분께서 '책방 카페 바이허니'에서 커피 마시다 『목욕 중』을 소개하셨다고 한다. 아들이 그림 그리고 어머니가 글을 썼다고 하니 관심을 가지셨다고 한다.

북토크하는 날, 그림책을 사랑하는 '그 선생님'께서 많은 분을 모시고 오신다. '어린이책 시민연대' 회원님들도 많이 오신다. 너무나도 감사하다. 얼굴이 붉어지고 손도 엄청나게 떨린다. 온라인 북토크는 해봤지만 대면 북토크는 처음이다. 느낌이 정말 다르다.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이야기를 한다. 질문과 답변할 때가 오히려 편한 건 왜일까? 암튼 내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지?



2022년 8월에 드디어 『똥 사탕』이 출판됐다. 내 인생 최고의 그림책이다. 너무 뿌듯하고 설레고 행복하다. 몇 달 동안 매일매일 예스 24, 알라딘 판매 지수를 살펴본다. 판매 지수를 보면 몇 권 팔릴지 대충 감이 온다. 2천 권 내외로 팔릴 것 같다. 이 정도로 많은 분께서 사주시니 정말 감사하다. 하지만 작년에 선인세 받은 만큼이다. 생계가 어려우니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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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 그림책 작가를 희망하는 것은 생계를 지옥으로 만든다. 쿠팡 상하차를 할까? 오랜 시간 앉아서 그림 그리다 보니 허리 디스크 통증과 협착이 심하다. 몇 시간씩 무거운 거 옮기는 건 무리다. 배민을 할까? 난 길치다. 같은 길도 돌아가고 헤맨다. 뭘 할 수 있을까?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미래가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


희망 지옥

내 현실에 딱 어울리는 단어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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