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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전 Feb 02. 2022

나는 내성적 교사입니다.

   

 나의 성격은 내성적이다. 굳이 어린 시절의 일화를 꺼내지 않더라도 나는 수줍음이 많고 부끄러움을 잘 타는 성격이었다. 교대에 가서 들은 말은 내성적인 사람은 교사로 좋지 않다는 말이었다. 교사가 된지 몇 년이 지나고 생각해보니 그런 말은 조금은 맞는 말이다. 

  인간은 고정적인 존재는 아니다. 성격 역시 유아기에 이미 형성된다고는 하나 삶의 여건과 조건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교대 시절과 교사생활을 겪으며 내 성격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회식자리를 기피했고, 사람과의 접촉과 교류를 하는 것을 즐겨하는 성격이 아니다. 특히나 회식자리는 난 할 말이 없어 멀뚱히 앉아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다시 다른 사람이 자리를 떠나면 혼자 앉아 있기도 했다. 남들이 쉬면서 논다는 커피타임도 나에게는 괴로웠다. 남들과 말하는 것보다 혼자 있는게 좋았다. 

 나의 성격에 의해 나는 자연스럽게 두 개의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미술과 글쓰기 였다. 미술은 내가 중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과목으로 대부분 그림을 잘 못 그리는 남자들 사이에서는 조금은 실력은 있었다. 대학 때가서 나의 재능을 깨닫고 미술은 포기하였지만 글쓰기 분야는 좀처럼 포기가 되지 않았다. 사실 글쓰기로서의 재능은 미술에 대한 재능만큼 있지 않았다. 하지만 글쓰기는 미술보다도 접근성이 쉬었다. 도구가 필요한 미술과는 달리, 연필과 연습장 또는 컴퓨터와 워드 프로그램만 있으면 얼마든지 할수 있는게 글쓰기였다. 게다가 혼자서 배우기 힘들었던 미술 분야와는 달리 글쓰기는 책을 보면서 그리고 베껴 쓰면서 혼자서도 배워 나갈 수 있었다. 

 사실 작가는 돈을 벌기에는 힘든 직업이다. 순수 전업 작가로 살아가는 사람은 손가락으로 셀만큼 극소수이다. 내가 글쓰기를 할수 있었던 것은 교직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기 떄문이었다. 교사를 계속 할수 있었던 것은 작가로서의 성공이라는 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마디로 교직과 작가는 돌아가는 수레바퀴처럼 나의 미래를 향해 돌진하게 했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처음 학교에 실습갔을때는 아이들에게 ‘왜 선생님은 말이 없어요?“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학교가면 교실 안에서는 내가 혼자 매일 떠들고 있다. 처음으로 교직에 들어갔을 때는 이런 상호작용이 많은 교직이 적응이 힘들었다. 교실에 있는 순간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과의 상호작용이다. 내가 언어 문제를 잘풀고 글쓰기를 자주  했지만 상호작용이 있는 대화는 전혀 다른 문제였다. 

 내 성격에 대한 문제 고민은 대학때부터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 그런 것으로 걱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내성적인 성격은 부정적인 것으로 외향적인 성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나도 친구가 많은 외향적 성격의 사람이 부럽기는 하다. 하지만 나는 친구가 적은 대신에 더욱 깊은 관계를 맺을수 있어서 좋다. 얼마 안되는 친구라서 더 소중히 여기는 점도 다른 점이다. 

 내성인으로 30년 이상 살아본 나의 시선으로 내성인의 좋은 점은 혼자 지내는 시간에 강하다는 것이다. 내성인은 혼자서 얼마든지 지낼수 있다. 다른 것 뺴고도 독서나 영화를 보면 요즘은 다보기에 시간이 부족할 정도이다. 그렇게 혼자 있는 시간에 푹 빠질수 있는게 내향인의 장점이기도 하다. 나쁜 점은 역시나 직접적으로 인간들간에 맺는 관계적 유대감의 약화이다. 나는 직장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관계를 강화시키는 활동들이 싫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런 과정들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인간들간의 관계는 오히려 일보다도 더 중요한 일이다. 그런 활동들에 있어서 외향적인 사람들이 조금더 나은 위치에 있는 것 같아서 그것은 부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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