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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티 Nov 12. 2019

엉덩이가 무거운 게 실력입니다

성실함 하나로 인정받던 시간들 

광고회사에 입사한 후 나에게 첫 프로젝트가 주어졌다. 글로벌 조명 브랜드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운영하는 프로젝트였다. 일상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조명이라는 카테고리가 흥미로웠기 때문에 브랜드와 시장을 스터디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모든 일이 나에게는 새롭고 재미있는 일이었다. 콘텐츠를 만드는 일 외에도 중요한 일이 하나 더 있었는데 바로 고객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었다. 지금은 소셜미디어 채널이 광고 채널이자 Push message 중심의 채널로 많이 변화했지만 당시에는 정말 순도 높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이었기 때문에 하루에 2~3건씩 업로드되는 브랜드에 대한, 조명에 대한, 인테리어에 대한 다양한 질문들에 열과 성을 다해 답변을 작성했던 기억이 난다. 


하루에 2~3건씩 한 달을 계산하면 최소 50건 이상의 고객 질문에 답변을 하는 셈인데, 네이버 지식인에서 개인으로써 답변하는 것이 아닌 브랜드 공식 채널에서 브랜드를 대변하여 답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랬기 때문에 이 일은 나에게 프로덕션에 몇 억 단위의 매입 세금계산서를 처리하는 것 만큼이나, 클라이언트에게 완성된 제안서를 전달하는 것 만큼이나 어렵고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어떻게 하면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까? 

내가 찾은 방법은 그저 성실하게, 열심히 정보를 찾아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안방에 놓을 플로우 스탠드를 추천해주세요" 라는 질문에 그저 우리 브랜드에서 가장 인기 많은 플로우 스탠드를 추천해줄 수 있었겟지만 당시 나는 안방의 평수가 어떻게 되는지, 창문은 있는지, 침대 위에서 독서를 자주 하는지, 메인 조명의 조명색은 어떠한지,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하여 3~4가지 정도의 상황에 맞는 제품을 추천하는 답변을 달곤 했다. 같은 팀원들에게 우스개소리로 " 저 조명박사 하려고요" 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나는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정보를 수집하고 공부했다. 


나의 답변에 고객들은 유용했다는 피드백을 주거나 또는 추가적인 다른 정보를 질문하기도 했다. 그것은 다시 더 열심히, 성실하게 업무를 진행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엉덩이가 무거운 게 내 실력이다



남들보다 탁월한 아이디어를 내지도 못했고,

남들보다 뛰어난 전략을 세우는 전략가도 아니었지만,

남들보다 엉덩이 하나만큼은 무거운 사람이 되자라고.

나만의 철칙을 계속 되새김질하며 스스로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매일 함께 고군분투하던 동료들과 함께       (a.k.a report c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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