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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스크래퍼>

조금의 신선함도 없는, 또 한편의 드웨인 존슨 표 블록버스터.

by 뭅스타

근무 도중 불의의 사고를 겪은 전직 FBI 요원 소여는 홍콩에 설립된 세계 최대 높이의 컨트롤 타워 '펄'의 보안 책임자이다. 그 건물 98층에서 거주 중이던 소여와 그의 가족은, 빌딩의 소유주 쟈오에게서 무언가를 뺏으려는 정체 모를 집단에 의해 불길이 솟는 건물 안에 갇히게 되고 소여는 가족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다.


사실상 과연 이 영화에서 스토리가 대체 얼마나 중요할까 싶다. 목숨이 위태로운 위기에 처하게 된 가족의 가장 소여를 연기한 배우가 다름 아닌 드웨인 존슨이란 점에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그 누구라도 그의 가족이 결국 무사히 생존할 것임을 알 것이다. 그만큼 영화는 이미 정해진 결말을 얼마나 인상적인 볼거리로 풀어낼 것인지가 관람 포인트가 되는데, 아쉽게도 영화의 볼거리는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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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영화에서 소여와 그의 가족은 건물주 쟈오와 그의 드라이브를 뺏으려는 집단 간의 싸움에 끼어서 괜히 고생하는 인물들이다. 그 상황에서 두 집단의 갈등은 '굳이 저렇게까지 해야 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을 못 벌려서 안달 난 듯 느껴지며, 이 무모한 상황에서 그들보다 더 무모한 소여의 가족을 구하기 위한 사투는 왠지 실소만을 유발한다.

이미 수많은 블록버스터를 밋밋하게 만드는 데에 크게 기여한 중국 자본의 활약은 이번에도 눈에 띈다. 홍콩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인 만큼 조단역을 비롯한 대다수의 배우가 중화계 배우들인 상황에서 어딘가 그들의 활약상을 부각하기 위해 억지로 끼워 넣은 듯한 상황들이나 단역들의 어색한 연기는 극의 흐름을 깨뜨리는 데 한몫한다. <콩 : 스컬 아일랜드>나 <퍼시픽 림 : 업라이징>에 이어 영화 내내 일관된 표정으로 등장해 이상한 똥폼을 잡다가 퇴장하는 중화권 여배우 또한 아니나 다를까 극의 몰입을 방해하는 역할을 어김없이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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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이쯤 되면 작품성이 좋은 영화는 캐스팅 섭외가 들어오지 않는 건지, 아니면 그가 이런 류의 블록버스터에 출연하는 것을 원하는 건지 굉장히 헷갈리기 시작하는 드웨인 존슨이 언제나처럼 먼치킨 같은 활약을 하는 진부하기 짝이 없는 블록버스터였다고 할 수 있겠다. 그의 그러한 캐릭터를 조금이나마 약화시키기 위해 의족이란 설정을 부여한 듯 하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그가 의족을 사용한다는 것을 잊게 될 정도이니.. 왜 이 영화에서 가장 짜증 나는 인물은 쟈오도, 보타도 아닌 굳이 혼자 인공 폭포 근처까지 올라가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소여의 딸 조지아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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