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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 2>

전편보다 매력은 덜하지만, 아바의 음악이 갖는 힘만큼은.

by 뭅스타

2008년 1편 개봉 이후 무려 10년 만에 돌아온 속편 <맘마미아! 2>를 관람하였다. 전작이 화려한 배우들의 연기와 아바(ABBA)의 음악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적잖은 재미를 선사했던 만큼 기대를 갖고 관람한 이 영화는 전편만큼 확실한 매력을 자아내지는 못했지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로썬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 작품이었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결국 이 영화의 매력은 9할 이상이 아바의 음악에서 비롯된 것처럼 느껴지기는 하지만.


전편에서 5년이 흐른 시점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놀랍게도 전편의 실질적인 주인공이었던 도나가 사망했다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엄마를 그리워하며 그녀의 추억이 깃든 칼로카이리 섬에서 호텔 재개장 기념 파티를 준비 중인 딸 소피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 때문에 힘들어하고, 그런 상황에서 영화는 약 40년 전 처음으로 그 섬에 발을 디딛게 된 도나의 과거를 그려내며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교차 방식을 통해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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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포인트는 전편이 아바의 음악을 바탕으로 한 동명의 뮤지컬의 스토리라인까지 그대로 따왔다면, 이번에는 이전까지 다뤄지지 않은 독자적인 스토리로 참신함을 더한다는 점이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플롯 구성에서 관객들의 흥미를 끌만한 지점은 단연 과거의 시점인데, 도나가 세 명의 남자 샘, 해리, 빌을 처음 만나 그들과 호감을 느끼게 되는 과정이 그려지는 과거의 스토리는 그 자체로 전편의 팬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전편에서 세 남자를 만나는 과정, 그리고 결국 그들을 모두 만난 뒤 도나가 홀로 남겨질 것임이 대사를 통해 충분히 언급된 만큼 이미 그 끝이 분명한 전개가 특별할 것 없이 펼쳐지는 듯한 루즈함을 안겨주기도 한다. 영화를 보다 보면 어느 순간 '과연 이 과거의 이야기가 대체 왜 필요한 걸까' 싶은 의문을 갖게 된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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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관람하기 전 가장 우려스러웠던 것은, 이미 1편에 아바의 수많은 히트곡들 대부분이 삽입되었다는 점이다. 과연 그런 상황에서 이번 영화는 아바의 또 다른 히트곡들로 꾸몄을지, 혹은 전편에 삽입된 곡들을 다시 한번 가지고 왔을지 상당히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결론적으로 영화는 이러한 두 가지 경우를 최대한 잘 조율해낸 듯 보인다. 다시 말해, 전편은 물론 원작 뮤지컬에도 삽입되지 않은 아바의 곡들을 열 곡 가량 삽입함으로써 신선함을 선사하기도 하며, 그럼에도 'Dancing Queen', 'Mamma Mia', 'Super Trouper', 'Waterloo' 등 결코 빠질 수 없는 메가 히트곡들은 이번에도 삽입돼 흥겨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하지만 새롭게 삽입된 곡들의 경우 전편에 삽입곡들에 비해 다소 무게감이 떨어지는 만큼 익숙한 노래를 통해 즐거움을 얻을 수 있던 전편의 매력에 다소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며 전편에 이어 다시 한번 삽입된 곡들의 경우 다소 힘 빠지는 재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요약했을 때 전편과 달리 독자적인 스토리라인을 구축한 이번 영화는 스토리도, 음악도 전편에 비해 큰 재미를 선사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강하게 드는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대략 90분 정도가 다소 밋밋하고 심드렁하게만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후반 20분가량의 시퀀스는 꽤나 높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결국 영화가 바로 이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왔다고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영화 속 인물들과 같이 흥겹게 리듬을 타며 즐길 수 있다는, 뮤지컬 영화만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는 후반부는 이전까지의 아쉬움을 상당 부분 상쇄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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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전편에 비해서는 확실히 크게 각인되는 무언가가 없는 것은 분명하지만, 전작에 출연한 배우들과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이 함께 펼쳐내는 앙상블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킬링 타임 영화로써 제 역할은 해내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엔딩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후 짧은 쿠키영상이 삽입되지만 이를 보지 않고 상영관을 나서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깨알 정보를 덧붙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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