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만의 통통 튀는 개성이 한가득.
영화 보느라 정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요즘, 오늘은 최준영, 류아벨 주연의 <샘>을 관람하였다. 전주국제영화제 상영 당시부터 관심이 갔던 이 영화는, 분명 굉장히 허술하고 투박한 면면들이 있음에도 풋풋한 매력과 독특한 개성이 인상적으로 다가온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영화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안면인식장애를 앓게 된 남자 두상이 어릴 적 첫사랑을 찾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올라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친구 성중의 집에 머물며 첫사랑 그녀 샘을 찾기 위해 나서던 두상은 샘을 꼭 닮은 성중의 룸메이트와 친해지며 연애의 기초부터 하나하나 배워나간다.
영화는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저예산 영화라는 걸 알 수밖에 없을 만큼 곳곳에 투박한 흔적들이 묻어난다. 기본적으로 영상의 화질 자체가 썩 좋지 못한 상황에서 때때로 인물의 포커스가 나가기도 하고 자연광이 강하게 내리쬐는 장면에서 촬영은 다소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그런 만큼 자칫 어설프기만 한 한편의 다양성 영화로 다가올수도 있는 상황에서 영화는 그 투박함을 풋풋함으로 승화시키며 전개 내내 적잖은 흥미를 자아낸다.
먼저, 기본적인 틀은 로맨스 장르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영화의 소재나 인물들이 맞는 상황부터가 무척 신선하게 다가온다. 사고 이후 만나는 여자들이 모두 똑같은 얼굴로 보이는 두상이 첫사랑 샘만의 향기를 알 수 있다고 확신하며 첫사랑 찾기에 나선 과정이나 독특한 성격의 룸메이트와 친해지는 과정, 그 외 두상이 다양한 여자들을 만나며 벌어지는 과정들은 자연스럽게 피식하고 웃음짓게 될 만큼 흥미롭고 재기발랄하다.
기본적으로 영화는 가볍고 편하게 즐길 수 있을 만한 대사나 상황들을 통해 웃음을 자아내는데 두상과 성종, 그리고 의문의 그녀까지 세 인물이 나누는 대사들은 감독이 실제 겪은 각종 상황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사실적인 대사 덕에 극도의 현실성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중간중간 극의 활력을 더해주는 대학교 커플의 활약이나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 역시 꾸미지 않은 듯한 자연스러운 상황의 나열을 통해 제법 유머러스하게 다가온다.
결국 그렇게 재기발랄한 대사나 상황들을 자연스럽게 연기한 배우들의 활약이 이 영화를 매력적으로 느끼게 만든 주요한 요인으로 다가오는데, 어수룩하면서도 순정적인 성격의 두상을 연기한 최준영 배우부터 1인 다역을 하면서 <연애담>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인 류아벨 배우, 그리고 마치 실제 두상의 친구인 것만 같을 정도로 능청스럽게 연기한 조재영 배우의 호연은 영화의 풋풋한 매력을 더한다.
첫 영화인 만큼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에서 유추할 수 있듯 영화는 그야말로 어디선가 본 듯 하면서도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개성으로 똘똘 뭉쳐있다. 그런 만큼 마치 재작년의 <사돈의 팔촌>이나 작년의 <분장>을 봤을 때처럼, 다소 거칠고 투박하더라도 감독의 개성이 물씬 느껴지는데다 영화의 전개 자체도 흥미롭게 다가온 이 영화에게 괜시리 응원을 보내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렇기에 오늘 개봉했음에도 상영관에서 단둘이서 관람한 상황이나 작은 배급사가 아닌 롯데에서 배급했음에도 홍보가 부족한 것 같은 상황은 꽤나 아쉽고 씁쓸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