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눈물 짜내기에만 급급하다.
개봉 16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데 성공한 김용화 감독의 신작 <신과 함께 : 죄와 벌>. 이 영화에 대해서는 원작 웹툰의 스토리 자체가 실사로 잘 구현해내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이미 티저 예고편을 보고 한차례 충격을 받은 바 있기 때문에 애초에 기대치가 높지 않았다.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이 시리즈 이외엔 다시는 국내에서 판타지 영화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간절히 하게 만든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모든 인간은 사후 49일 동안 저승에서 7번의 재판을 받게 되고 만약 이 재판을 모두 무사히 통과하면 환생하여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화재 사고 현장에서 생을 마감한 김자홍은 이 저승 법에 따라 세 명의 저승차사와 함께 재판을 받게 되고, 같은 시각 이승에서 벌어진 어떤 사건과 맞물려 이들의 여정은 실로 험난하게 흘러간다.
이 영화가 왜 그토록 별로였는지를 말하자면 정말 끝도 없을 것 같지만, 먼저 이야기하자면 웹툰의 분량을 140분의 러닝타임에 담아내려고 하다 보니 전개 과정에서의 개연성이 상당 부분 미미하게 다가온다. 7개의 재판이 치러지는 각각의 장소들은 제대로 묘사되지 않은 채 캐릭터들의 대사 몇 마디로 납득시키려고 애쓸 뿐이며, 그렇다 보니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 저마다에게 제대로 매력을 느낄 만한 여유나 특색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마치 전개 과정 내내 '이건 그냥 이런 거니까 이렇게 받아들여'라는 일종의 압박을 계속 가하는 듯 느껴지는 듯해 스토리에 온전히 몰입하기 힘들다고 할까.
올여름 개봉할 2편까지 합해 무려 400억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된 이 영화는 빙하, 사막 등 다양한 배경이 연이어 펼쳐지는 저승 내 각각의 장소를 나름 그럴듯하게 표현해냈다. 하지만, 그토록 거대한 제작비가 들어간 것을 생각하면 정말 '나름'이라는 것이 문제. 영화의 오프닝에 펼쳐지는 화재 신을 시작으로 저승에 등장하는 지옥귀의 묘사, 그리고 장대하게 펼쳐지는 후반 클라이맥스까지 영화를 장식하는 수많은 CG들은 대체로 어색하고 어설프게만 다가온다. 특수효과만큼은 <원더우먼>보다 낫다던 감독의 인터뷰가 영 갸우뚱하게 느껴질 정도로 중간중간 조악하게까지 느껴지는 CG들의 향연은 그저 국내 몇 걸음 뒤로 퇴보한 국내 CG 기술의 현주소를 확인시켜줄 뿐이다.
무엇보다 최악이었던 것은 영화가 오로지 `어떻게 하면 관객들을 울릴 수 있을까`에만 초점을 맞춘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김자홍이 7번의 재판을 받는 과정들, 그리고 그의 군인 동생 김시홍이나 그들의 농아 어머니와 관련된 에피소드들은 영화 중간중간 감동을 자아낼만한 설정들과 함께 계속해서 삽입되는데, 문제는 이 빈도가 많아도 너무 많다는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려고 애쓰는 듯만 느껴지던 영화는 마지막 후반부에 이르러 그 정도가 극에 달하는데 이때 역시도 그 상황이 제대로 납득되지 않고 개연성 역시 현저히 떨어지게만 다가오는 탓에 감동을 주기는커녕 대체 이 짜증 나는 눈물 쇼가 언제쯤 끝날까 하는 생각만을 들게 한다. 결국 천만 이상의 관객이 동원한 것을 보면 오직 눈물을 쥐어짜 내기 위해 밀어붙인 감독의 승부수는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이긴 하지만.
앞서 잠깐 말했듯 이 영화는, 앞으로도 국내에선 함부로 판타지 영화를 만들 생각조차 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게 만든 작품이었다. 원작 웹툰 속에 담겨있는 다소 진중하고 무거운 메시지는 최소화되고 그 자리를 오직 국내 관객들에게 유난히 잘 먹히는 가족 신파로 덮은, 감독의 한편으론 영리하고 한편으론 얄팍하게 느껴지는 각색은 영화의 흥행 여부를 떠나 <미스터 고>에 이어 또 한 번 김용화라는 감독에 대한 불신만을 키워줄 뿐이었다. 그럼에도 속는 셈 치고 속편이 개봉하면 보러 가겠지만, 이미 모든 촬영을 끝마친 만큼 그에 대한 기대는 지금보다도 훨씬 낮기만 하다. 영화를 끝까지 보더라도 대체 왜 김자홍이 정의로운 망자이자 귀인인지, 그가 과연 효자인지 전혀 모르겠을 때의 당황스러움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