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러 와치 아웃>

참신함이 소재의 불쾌함까지 씻겨내진 못한다.

by 뭅스타

금주 개봉작 중 가장 먼저 지난해 부천영화제에 초청됐을 때부터 관심이 갔던 <베러 와치 아웃>을 관람하였다. 영화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 어떤 의미에서든 신선함만큼은 탁월하지만, 과연 그 신선함이 영화 전체의 만족도까지 높여줬는가에 대해선 의문이 드는 작품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영화는 부모가 자리를 비운 집에서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을 맞이하게 된 열두 살 소년 루크와 그를 몇 년 간 돌봐온 베이비시터 애슐리의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루크는 오랫동안 홀로 짝사랑한 애슐리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려 하지만 애슐리는 한참이나 어린 루크를 마냥 어린아이로만 대한다. 이렇게 어딘가 어색함이 감도는 루크의 집은 정체 모를 괴한이 들이닥치면서 순식간에 공포의 장소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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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줄거리를 대략 영화가 시작되고 한 시간 가량 지난 시점까지의 스토리라고 할 수 있는데, 이때까진 그것이 마냥 새로울 것은 없을지라도 적당한 정도의 스릴과 공포를 선사하는 무난한 스릴러 영화로 다가온다. 누구나가 행복하게 보낼 것만 같은 크리스마스이브에 괴한들을 상대하게 된 루크와 애슐리의 우여곡절은 섬뜩한 사운드와 어우러져 때때로 깜짝깜짝 놀라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영화의 진짜 이야기는 절반 여가 지난 시점에서 비로소 시작하게 되는데 영화에 대해 최소한의 정보도 없이 관람한 탓에 이후 설정이 굉장한 참신함과 당혹감을 선사했던 것처럼 만약 영화를 관람할 예정이라면 후반부 스토리에 대한 정보는 전혀 모른 채 관람하기를 적극 당부하고 싶다. 그럼에도 리뷰를 위해 강력한 스포일러를 마냥 피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 이후부턴 영화를 관람하시고 읽으시는 것을 추천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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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는 괴한의 정체가 드러나는 시점에서부터 그 분위기를 급격히 달리 한다. 마냥 순수하고 천진난만하게만 보였던 루크가 짝사랑하는 애슐리를 광적으로 집착해 강도극을 꾸며냈다는 것. 루크는 그가 그토록 좋아하던 베이비시터 애슐리의 손발을 묶고 협박할 뿐 아니라 애슐리가 만났던 남자들을 불러내 그들에게도 위협을 가한다. 괴한이 부모가 없는 집에 들이닥친다는 설정의 영화들에서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인 <나 홀로 집에> 정도를 제외하면) 늘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 분류되었던 소년이 성인들을 협박하고 그들에게 해를 가한다는 설정은 분명 굉장히 참신하게 다가온다. 너무나도 큰 문제는 그 참신함이 어딘가 불쾌하게 느껴진다는 점이겠지만.


결국 영화의 호불호를 가장 좌우할 부분도 바로 이 부분일 것이다. 어른들을 협박하는 어린 주인공의 도 넘는 장난을 어떤 태도로 지켜볼 것인가 하는 점. 루크가 애슐리와 그녀의 남자 친구인 리키에게 협박을 가하는 시점까지만 해도 결국 감독은 '도를 넘는 집착은 애나 어른을 가릴 것 없이 사람을 극단적으로 변하게 한다'라는 걸 이야기하고 싶은가 보다 하는 생각으로 비교적 가볍게 관람하게 되지만, 루크의 행동이 조금 더 난폭해지는 순간부터 영화를 마냥 편하게 관람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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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에 대하여>, <더 헌트>, <곡성> 등 영화 내내 그 누구에게도 의지 못할 만큼 관객을 궁지로 내몰고 불편하게 만들었음에도 그것이 굉장히 인상적으로 다가온 영화들은 충분히 많다. 이 영화 <베러 와치 아웃>의 불편함 혹은 불쾌함이 그것들과 다르게 느껴졌던 것은, 아마 일종의 클리셰를 뒤틀었다는 데에서 오는 참신함을 제외하면 그 불쾌함이 그 이상의 무언가를 선사하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만약 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루크를 수도 없이 욕하게 하려는 것이 감독의 의도였다면 그것만큼은 100% 성공한 듯 보이지만.


신선함을 중심으로 점수를 매기는 로튼토마토에서 왜 이 영화가 우수한 평가를 받았는지는 충분히 납득이 된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겐 영화를 보는 도중에도, 대체 결론이 어떻게 날까 하는 호기심으로 기다려 온 엔딩 이후로도, 상영관을 나서고 집으로 향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불편함만을 선사한 이 영화를 마냥 좋게 보긴 힘들 것 같다. 영화가 남긴 한 가지는 루크를 연기한 리바이 밀러 배우의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든단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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