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든 면에서 전편보다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온 속편.
로튼토마토에서 185명이 평가한 지금까지도 신선도 100%를 기록하며 새로운 기록을 달성한 그 영화 <패딩턴 2>를 관람하였다. 오늘이 아니면 정말 볼 수 없을 것 같아 평소라면 한창 자고 있을 시간인 8시 40분 영화로 관람한 이 작품은, 분명 로튼토마토에서 신기록을 달성할 만큼 뛰어난 영화인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남지만 1편에 비해서는 볼거리가 확연히 늘어난 영화였다고 할 수 있겠다. 아침 일찍 관람에 나선 보람이 충분히 있던 영화였다고 할까.
영화는 패딩턴이 런던 생활을 시작한 지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출발한다. 브라운 가족은 물론 주변 이웃들과도 화목하게 지내던 패딩턴은 곧 다가올 숙모의 생일을 맞아 런던의 랜드마크들이 그려진 팝업북을 살 계획을 세운다. 팝업북의 가격이 만만치 않은 탓에 힘겹게 돈을 모으던 패딩턴은 팝업북에 숨겨진 비밀을 알고 있는 한때 유명 배우 피닉스를 잡던 도중 절도범으로 몰리게 된다. 이때부터 패딩턴의 예상치 못한 감옥 생활이 펼쳐진다.
영화를 보며 자연스레 든 생각은 거의 모든 면에서 1편보다 월등히 나아졌다는 것이다. 팝업북이 한 장 한 장 넘어갈 때마다 이를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초반부의 연출 방식부터 큰 볼거리를 선사하는 영화는 이후로도 감옥에서 죄수들이 새로운 식단을 준비할 때의 편집,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연상케도 하는 탈옥 시퀀스 등을 통해 내내 영화에 빠져들게 만든다.
스토리 역시 뻔하지만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루시 숙모의 가르침을 새기며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패딩턴은 때때로 그의 의도와 달리 실수를 할지라도 특유의 에너지로 관객을 사로잡고 여러 인물들이 패딩턴을 통해 보다 따뜻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갖게 되는 과정 역시 마치 동심으로 돌아간 듯 흐뭇하게 지켜보게 된다. 아이들이 즐길만한 요소가 넘쳐나는 동시에 어른들 역시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을 영화라는 점에서 최근 개봉한 그 어떤 영화들보다 가족 영화로써 제 역할을 다 해낸 작품이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패딩턴의 목소리를 연기한 벤 위쇼 배우를 비롯 휴 보네빌, 샐리 호킨스, 줄리 월터스 등 전편에 이어 등장한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 역시 극의 재미를 더해주는 가운데 특히 변신의 귀재 피닉스를 연기한 휴 그랜트의 원맨쇼는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 특히 1편의 빌런(?)이었던 밀리센트가 니콜 키드먼이라는 명배우가 연기했음에도 큰 임팩트를 느낄 수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휴 그랜트의 활약은 더욱 돋보인다.
물론 전편과 마찬가지로 영화의 개연성 자체는 짚고 넘어가면 끝도 없을 만큼 허술하게 느껴지는 구석이 많다. 특히 패딩턴을 중심으로 한 브라운 가족과 피닉스 사이에 팽팽한 대립이 펼쳐지는 클라이맥스에서는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니야?' 싶을 정도로 황당하고 당혹스러운 설정들이 연이어 펼쳐진다. 그럼에도 1편에선 몰입에 방해될 정도로 거슬렸던 개연성은 이번 영화에서만큼은 애교로 넘어갈 수 있는 수준에 그쳐 구태여 일일이 파헤치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진 않는다. 이는 아마도 영화가 이전까지 독특한 영상미와 캐릭터들의 매력으로 쌓아놓은 장점이 허술한 개연성이 선사하는 단점을 상쇄시켜줄 정도로 컸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언젠가 만약 결혼을 하고 자녀를 갖게 된다면 그들에게 흔쾌히 보여주고 싶을 정도로 가족영화라는 장르에 너무나도 적합하고 그만큼 한없이 사랑스러운 영화였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