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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d Nov 05. 2020

할 것: 5명 중 1명은 내 글에 하품을 하겠지

어제보다 잘 쓰는 법_66일 차

나는 꾸준히 쓰는 법과 동시에 한 명이라도 더 많은 독자에게 술술 읽힐 수 있는 방법을 전하고 있다. 지금까지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해 고려해볼 사항을 늘어놨다. 그러다 보니 글쓰기가 이토록 스스로 깐깐해져야 하는 일인지 의아한 독자도 있을 듯하다.


몸에 밴 버릇을 고치는 일은 쉽지 않다. 글쓰기라고 다를까. 한글을 깨우치고 글을 쓰기 시작한 뒤부터 우리 문장에는 저마다 은연중에 여러 습성이 배 있을 터다. 따라서 오랜 시간 꾸준히 쓰되, 고칠 점을 천천히 발견하고 조금씩 적용해가는 게 중요하다. 때로는 이것저것 챙길 사항을 따지다가 오히려 글쓰기가 피곤해진다면, 언제든 모든 솔루션을 무시하고 내키는 대로 쓸 것을 권한다. 다시 차근차근 글을 손볼 여유가 생기기 전까지 말이다.


사람들 대부분이 글을 보며 곧잘 감동한다. 그러나 그 글을 쓰기까지 필자가 들였을 노력과 시간은 생각하지 않는 게 보통이다. 모든 문장은 과거에서 비롯된다. 미래에서 누군가가 점지해주는 듯한 글은 있을 수 없다. 심지어 SF마저도 과거에 쌓은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빚은 것이다. 다시 말해 마땅한 시간과 훈련을 거쳐야만 많은 이가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글이란 최소 1000자 이상에, 짜임새를 갖춘 글을 말한다.


그런데 변치 않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글은 없다는 것. 원고를 완성했으나 대대적인 수정을 요구받을 때 나는 이 사실을 되새기곤 한다. 그리고 구체적인 비율을 정해본다. '독자 5명 중 1명은 내 글을 싫어할 것'이라고. 적당한 체념과 충분한 자신감을 모두 챙길 수 있는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이 미묘한 마음가짐은 과감한 수정이 되기도 하고, 더 알맞은 단어를 고르는 섬세함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나아가 헤이터들의 악의적인 피드백을 들었을 때 담담함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글쓰기를 경기에 비유하자면, 몇몇 훌리건에 중단될 경기라면 애초에 열지 말았어야 했다. 관중석 어딘가에 앉아있을 진짜 독자를 생각하며 쓰고 또 쓸 일이다. 그러다 지치면 스스로 훌리건이 돼서 죄다 벗어던지고 써보는 것도 좋다. 그저 계속 쓰는 것만으로도 좋은 글이 가진 많은 요건이 절로 갖춰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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