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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행복한 결혼

태도의 디테일

by 공현주
가장 행복한 결혼은 '동반자적 사랑'이라고 특징짓는 관계예요. '열정적인 사랑'이 아니라요. 열정적인 사랑은 연애 초반에 서로에게 강하게 끌리고 뇌에서 서로에게 중독되듯 연결될 때 생겨요.

그런데 결혼하고 5년쯤 지나 가장 이상적인 상태는 '가장 친한 친구'예요. 그리고 그건 진짜 마법 같은 일이에요.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사는 거고, 매일 밤 TV도 같이 보고요. 서로 경쟁하지 않아요. 당신이 실수도 많이 하고 세상이 당신을 바보처럼 봐도 여전히 당신을 믿고 지켜줘요.

심리학자 존 가트맨 박사, @success_spoon


알게된지 많게는 20년이 넘어가는 초-중-고-대학교 친구들을 떠올려본다. 학창시절 그냥 같이 있기만해도 마냥 신나고 즐겁고 좋았다가, 대학교 이후 각자 가는 길이 달라지며 “우리가 이렇게 다른 사람이었나?” 유난히 선명하게 느껴지던 몇년의 기간이 있었다. 이것도 나랑 다르고, 저것도 나랑 다르고, 도대체 우리는 어떻게 베프가 됐을까 우스갯소리로 이야기를 한 적도 있다.


그 폭풍같은 시간 속에서 관계의 끈을 잘 붙들고 있었더니, 이제야 나는 친구들을 앞으로의 인생을 계속해서 함께 걸어갈 내 사람으로, 어떤 땐 측은하게 여기고 어떤 땐 응원하며, 그냥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게 됐다. 마치 시간의 선물처럼.


결혼 후 6년을 돌아보니, 그 시간은 남편과 내가 진짜 절친이 돼가는 과정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로, 분명 사랑이지만 다른 형태의 사랑으로. 이 사랑이 우리의 결혼 생활을 지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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