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담담하게
잠을 늦게 자는 편이다. 할 일을 모두 다 하고 잠들었다. 누가 시킨 적도, 해야 한다며 책임을 물은 적도 없다. 그저 나 스스로 그렇게 바지런하게 움직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깔끔한 주방과 거실이 좋았고 깔끔한 그곳을 보면 내 마음도 정갈해지니 매일 하던 일이 착착 잡혔다. 그렇다고 일이 힘들었냐고 물어본다면 아니라고 대답한다. 그저 내가 좋아서 했고 마음이 날 움직이게 했다.
익숙함도 한 번씩은 싫증 나고 싫증 나면 즉흥적으로 변화를 주곤 한다.
사람은 한 번씩 삶에 큰 내려놓음을 겪게 되는 때가 오곤 한다. 몸이 아플 수도 있고, 나를 위협하는 큰 변화로 인생관이 흔들릴 때도 있다.
작년에 건강 문제로 일을 정리하면서 직업과 삶을 대하는 자세가 다시 한번 달라졌다. 열심히 살았다고 누군가가 인정해 주는 것 말고 타인의 인정에서 벗어나서 내가 주는 인정으로 나 자신으로 바로 서보자고 했다.
그저 편안하게 담담하게 살아보고자
우리는 최선을 다하는 이들에게 우리는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대단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좋은 결과를 낸 이들에게는 축하한다며 부러워하기도 한다.
상대를 배려하느라 결국 내 자리를 못 지키는 이들도 있고,
나의 내가 없는 배려심은 타인을 불편하게 하여 그 관계는 길게 이어지지 못한다.
결국 서로 눈치 보며 하고 싶은 말과 행동에는 제약이 있다.
내 자리라는 것이 있다. 부모나 자식, 배우자 일 수도 있고, 직장 선배일 수도 있다.
그 자리는 우리에게 책임감을 주고 어떤 이는 짐이라 느껴 힘들 수도 있다.
사람은 잘하려고 하는 기본적인 습성이 있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다. 그럴 때 자존감은 올라가고 흥이 나서 더 열심히 움직인다.
애쓰지 않고 담담히 지내보기로 한다.
잘하려고도 하지 않고 못하면 또 어떠랴 하며 지내본다.
그것이 진정 나일 수도 있다. 못 이겨내고 못 해내는 나
생활에 너무 애쓰지 말고 의식주에 너무 목 메지 않고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너무 헌신적이지 않게
그저 나도 아무것도 하기 싫은 사람으로 그럴 수도 있는 선배로 나를 보이는 것도 용기다.
칭찬을 하는데 익숙하고 받는 것에 기분 좋은 우리들은 아무것도 안 주고받을 때도 편안하게 담담하게
엄마로 아이를 바로 볼 때, 아내가 남편을 볼 때, 부모님을 생각할 때 그 기본 눈빛에 내가 먼저 있자.
익숙해서 모를 수도 있다. 주변의 모든 것에 너무 애쓰지 말자.
알면서도 모른 척도 하며 지내는 날도 있다.
그저 편안하게 담담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