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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OVO

: October's Very Own

by 낙타

캐나다의 새(鳥) 브랜드 하니까 생각난 건데, 캐나다에는 아크테릭스(Arc’teryx) 말고도 유명한 새 브랜드가 있다. 바로 캐나다인 래퍼 드레이크(Drake)가 그의 동업자들과 설립한 음악 레이블 OVO(October's Very Own)의 패션 브랜드인 OVO가 그것이다.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They Not Like Us>가 제67회 그래미상(grammy award)을 휩쓸면서 드레이크란 인물 자체는 그가 저지른 범죄들과 함께 요즘 대차게 까이고 있는 모양이지만, 어쨌든 그와는 별개로 OVO의 부엉이 마크가 나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드레이크는 범죄자인 것 같긴 하고, 라마의 노래도 좋지만, 어쨌든 나는 저 부엉이 눈에 좀 홀린 것 같아.


여기도 아크테릭스랑 마찬가지로 가격이 꽤 있는 브랜드다. 후드티 하나에 20만 원(200 CAD)을 지불할 수 있는 강심장의 알파메일이 아니라서 그런지 ‘천 쪼가리가 뭐 이렇게 비싸냐’하면서 흐린 눈 하기 일쑤다. 혹시 드레이크가 까이는 만큼 폐업 세일을 하지는 않을까 해서 홈페이지를 들락날락해 봤지만 또 그렇지는 않은 모양.


한국에서 나를 애타게 기다려주는 소중한 애인(디자이너) Y의 눈에도 이런 나의 취향은 용납할 수 없는 것 같았다. 내가 OVO 부엉이가 이만하게 박힌 후드티를 사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더니, 너의 취향은 존중하지만 데이트할 때는 안 입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전문가의 말이라서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냥 그 부엉이가 좋은데 왜 좋은지는 모르겠는 그런 이상한 기분만으로 그 후드티를 사고 싶은 거니까.


캐나다를 떠날 때 즈음엔 몇 가지 목표가 있는데,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안 다치고 캐나다 생활 건강하게 잘하기, 캐나다 위스키 많이 마셔서 뽕 뽑기, 캐나다 여행 좀 해보기 그리고 아크테릭스랑 OVO 사서 한국 돌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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