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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계에이방인 Apr 30. 2023

한계를 인정 해야할때, 그래야 넘어설수 있다

Korea 50k 트레일 러닝 후기

2023.04.29 토요일 06:00분

동두천에서 트레일 러닝 대회가 있었다.

매년 4월에 열리는 Korea50k는 시즌을 시작하는 국내 메이져 대회로 해가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시즌의 시작(마라톤에는 서울동마가 있다면 트레일러닝에는 Korea50k 다)을 알리는 대회에 참가 했다.

겨울내 훈련의 성과를 테스트 혹은 트레일 러닝에 입문하기에 아주 좋은 관문이다.

2019년 2022년 이번이 세번째.

2022년 부터 <Road to Chamonix>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이번에 임하는 Korea50k 대회는 작년보다 나은 기록을 넘어 골든벨(08:30분 내), 실버벨(09:30분내) 을 노렸다.


준비과정은 일단 나쁘지 않았던거 같았다. 러닝 거리는 충분히 누적 시켰었고 자세에 대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시작했다. 시즌에 맞춰 트레이닝을 계획하도 실행했다. 처음이라 아직도 시행착오 중이긴 하나 2023년에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낼거란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대실패


출발전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가지고 있다

04.28 금요일

동두천에 가기위해 하루 일찍 출발.

교통편이 원활하지 않아 하루전에 대회장근처로 가야한다. 이것이 첫번째 실수였다. 언제나 혼자 이동해야 하기에 숙소를 정하는게 꽤 골칫거리다. 경비가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부족한 경비. 현재도 굉장히 타이트하게 경비를 사용해야 하는데 일단 장비 구입에 대한 문제가 시급하다. 가능하면 장비는 버티고 있는 입장에 숙소비는 굉장히 타격이 크다. 그리고 교통비는 고정비 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숙소비를 줄일수 밖에 없는 상황. 먹는것이 체력과도 영향이 있기에 먹는것을 마냥 줄일수 있을수도 없다. 그렇게 경비를 줄이고자 이번엔 노숙을 선택. 그라운드 시트와 침낭을

챙겼다. 아무리 구석진데에 자리를 잡았다지만 이게 여간 불안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역시나 잠을 자지 못하고 몽롱한 상태로 새벽을 마지 했다. 거기다 두번째

문제 비까지 내리고 있는 상황. 어딘가 이동을 하기도 어려웠다. 어쩔수없이 아침을 포기. 이것이 문제였다. 레이스중 배고픔을 느낀다는건 이미 에너지가 고갈 됐다는 것이다. 시작부터 허기를 느끼기 시작 했다. 맞다. 이미 출발선에 서는 순간부터 좋지 못한 조건들이 채워져 있었다. 거기다 전날 밤부터 내리고 있는 비 그리고 나에겐 쌀쌀한 날씨. 어찌됐든 시작이 됐다.


계획이랄거 까진 없지만 간소하게나마 어떻게 할지 그리고 목표도 정해뒀다. 늘 뒤에서 뛰다가 병목 형상에 밀려 밀려놨던 경험을 미루어 보아 이번엔 초빈부터 스스로의 한계까지 몰아볼 생각이었다. 골든벨까진 어림도 없을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열심히 달렸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일취월장 했을지도 모른다는 ‘요행’을 기대 했다. 요행은 요행일 뿐. 역시나 턱없이 부족한 실력을 체감하게 됐다. 실버벨은 잘 하면 가능할거란 판단에 초반부터 최대한 상위 그룹으로 따라붙어서 달릴 계획을 세웠다.


초반부터 긴 오르막이 있다. 뒤로 밀리지 않게 최대한 앞으로 따라 붙었다. 일단 병목형상에 밀리 않을 만큼 앞쪽 그룹에서 트레일 구간에 접어 들었다. 그걸로 끝이었다. 역시 트레일의 경험 부족. 즉 산을 충분히 달려보지 않은 실력이 여실히 들어났다.


도무지 오르막에서 속도가 나지 않는다. 꾸역꾸역 앞사람 꽁무니를 보여 따라가 보지만 점점 뒤쳐질 뿐이다. 오르막이 끝나고 평지, 내리막이 나와도 뛸 힘이 없다. 근력, 근지구력, 심폐지구력, 달리기 실력 무엇하나 좋지 못하다. 이미 초반에 오버페이스로 페이스 자체가 말려버렸다. 점점 추월해 나가는 선수들늘 보며 점점 무력감이 들기 시작. 그렇게 추월 당할만큼 당하고 나니 어느정도 내 페이스를 찾기 시작했다. 맞다. 오버페이스가 내 실력이 아니었다. 현실을 깨닫고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렸다.


장거리를 달려본 사람은 안다. 장거리에선 어쩔수 없이 회복을 위해 느려지는 구간들이 생긴다. 그 구간에서 얼마나 빨리 회복 하는게 상당히 중요하다. 아무리 초반부터 뒤쳐져도 결국 따라 잡을수 있는 기회는 온다. 그때까지 잘 견뎌내는게 장거리에서 꼳 필요한 요소 중 하나다. 초반 오버페이스와 처음 테스트 해본 행동식때문에 최악의 상태를 맞았다. 거기다 감기 기운까지. 명치도 아프고 춥고 거기다 안경에 습기때문에 앞도 보이지 않는다. 이럴땐 별수 없다. 그냥 괜찮아 질때까지 견디는 수밖에 없다. 포기 하든지 견디든지. 한번 포기 하기가 어렵지 한번 하고 나면 쉽다. 계획을 수전했다. 일단 골든벨은 이미 끝난거 같고 실버벨도 당당히 포기 일다 지금 상황에선 완주만이라도 해내야 다음을 계획할수 있을거 같다. 최대한 작년보다 나은 기록위해 달리는 것으로 수정하고 견뎌낸다. 정말 운 좋게도 회복이 되는 구간이 왔다. 오버페이스 되지 않게 절제하며 페이스를 유지했다.


회복이 한번 됐다고 쉬운건 아니다. 여전히 힘든건 똑같다. 그런데 또다른 변수가 있었다. 비. 이정로도 비오는 상황에서 트레일을 달려본적이 없다. 당연히 미끄럽기에  부상 위험도가 올라간다. 대환장 파티가 됐다. 넘어지고 미끄러지고 자빠지고 구르고 부딛히고 진흙에 완전 탈탈 털려버렸다. 초반에 이미 허벅지는 지쳐버렸다. 이건 제대로 훈련이 되지 못한 탓이기도 하다. 어쩌면 그동안 오만에 빠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전반부는 그럭저럭 잘 버텨냈다. 하지만 후반부에는 부족했던 실력이 처절하게 드러났다. 마지막까지 유지할수 있는 지구력이 부족했다. 이것또한 부족한 훈련량의 문제중 하나다. 아니면 잘못된 훈련 방법일수도 있다. 또다시 발생한 왼무릎의 통증과 마지막까지 페이스를 유지 못하고 뛰어야 할 구간에서 걸어야만 했다. 완주는 했지만 이제는 겨우 완주만으로는 안된다. 진짜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선 유의미한 결과를 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이번 레이스에서 결국 실패를 했지만 목표가 실패한것은 아니다. 분명히 개인적으로 개선해야 될 부분들이 많이 보인다. 개인적으로 할수 없는 것들은 어쩔수 없지만 개인적 문제는 최대한 줄여 니가야 한다.

실패의 요인

개인적으로 개선이 가능한 요인들 위주로 풀어보면 역시 실력이 첫번째 인거 같다. 달리기 능력도 능력이지만 역시 산을 뛰는 실력, 특히 산을 타는 능력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산을 많이 다녀야 하는데 이 부분은 쉽지 않을듯 하다. 일단 할수있는 선에서 할 방법을 찾아봐야 할거 같다. 그 다음은 달리기 실력인데 이제 혼자서는 한계가 왔다고 본다. 딱 그정도 한계치 만큼 기록이 나온듯 하다. 정말 누군가 도움이 필요하다. 간절히 절실히 멘토를 찾아야한다. 그리고 식이조절. 단순히 덜먹는게 아니라 어떻게 잘 먹을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한 순간이다. 체중은 당연히 더 줄여야 하는데 굶어서 빼는게 아니라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 빠져나가게 하는게 중요한 포인트인거 같다. 매번 레이스 실패의 원인 중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건 수면인거 같다. 평소에도 수면이 부족한 상태이긴 한데 늘 레이스 당일에는 잠을 거의 못 잔다. 잠자리가 확실히 확보 되지 못한 이유다. 장기적으로 봤을때 이 부분은 꼭 제대로 풀어야할 문제다.


주저리 주저리 변명을 늘어 놓았지만 간단히 말하면 그냥 실력부족 이다. 이 실력이라는 것이 다양한 요소들이 합쳐진 것이기에 다방면으로 접근해야된다. 단순히 노력만으론 안되고 양만 늘린다고 되는것도 아니다. 어떻게 질을 올려낼것 인지에 대한 전략이 중요한 시점이 왔다. 혼자의 한계에 도딜했고 이제는 도움이 필요하다. 아직은 함께할수 있는 실력(여러방면으로)이

안되기에 꾸준하게 계속 해나가는게 우선인거 같다. 개인적으로 질을 높이기 위해선 일단 양이 받춰줘야 한다. 개인적이 전략은 계속 수정 보완하면서 절대적 양을 채워나가면서 멘토들을 찾아 다니는게 현재로서 할수있는 최선인거 같다. 그렇다면 나는 충분히 노력하고 있는지 먼저 고민 해야겠다.


올해 목표까진 아직 시간은 있으니 실행-피드백-수정-실행 을 반복하며 하루를 채워나가는 수밖에 없다.


이번 레이스는 계획대로 해내진 못했지만 얻은것 또한 있기에 이번은 실패지만 목표를 위한 중요한 피드백을 얻었다. 전력을 다 했을때의 능력치를 확인했고 앞으로의 계획이 수정되야 함을 알게됐다. 그리고 직년보다 나은 기록을 만들어 냈으니까 완전한 실패는 아닌듯 하다. 다음 테스트는 한달 뒤다.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 낼수 있을지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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