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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달과별 Apr 20. 2018

 사랑과 우정 속에서 발견한 한낮의 별, 한낮의 유성


'한낮의 유성(Daytime Shooting Star, ひるなかの流星)'은 어렸을 때의 학창 시절, 우리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첫사랑을 소재로 한 영화다. 일본의 12부작 만화를 원작으로 한 '한낮의 유성'은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깨끗하고 연약한> 등을 연출한 '일본 로맨스의 거장' 신조 타케히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원작 만화는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두 명의 남자 주인공과 처음 사랑의 감정을 알아가는 여주인공 간의 삼각관계 속에서 많은 명장면과 명대사가 탄생해 ‘순정만화의 바이블’, ‘첫사랑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그러한 영화다.


원작자인 야마모리 미카는 영화화를 하면서 딱 한 가지를 주문했는데 바로 배우를 원작 캐릭터와 최대한 맞춰달라는 것이었다. 그런 원작자가 선택한 이들은 바로 나가노 메이, 미우라 쇼헤이, 시라하마 아란. 원작을 보지 않았더라도 영화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잘 표현했으며, 원작과의 싱크로율도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잘 그려냈다.



선생님, 저 어렸을 때 한낮에 유성을 본 적이 있어요. 엄청 눈부셔서 보고 있었더니 어질어질해서 울고 싶을 정도로 두근두근거렸고, 왠지 눈을 뜰 수가 없었어요. 선생님은 그 유성이랑 닮았어요.


시골에서 자란 스즈메(나가노 메이)는 부모님이 해외로 전근을 가게 되면서 삼촌이 있는 도쿄로 홀로 유학을 오게 된다. 연애는커녕 이성에게 사랑을 느껴보지도 못한 스즈메는 새로 전학 간 학교에서 두 남자와 운명적으로 만난다. 이는 자상한 담임선생님 시시오(미우라 쇼헤이)와 학교의 인기남 마무라(시라하마 아란)이다. 스즈메는 상냥하면서 매번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준 시시오에 호감을 느낀다. 이에 새로 사귄 친구 유유카 네코타(야마모토 마이카)의 도움을 받아 시시오에게 자신의 마음으로 표현하려 한다. 자상한 연상의 남자 시시오와 편안한 동갑내기 친구 마무라, 그들 사이에서 어렵지만 행복한 고민에 빠진 스즈메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끊임없이 궁금함을 자아냈다.



나가노 메이는 원작에서처럼 스즈메의 순수하고 청아한 이미지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주연이기에 영화의 거의 모든 장면에 나와 고된 촬영이었음에도, 늘 밝은 이미지를 잃지 않아 '현장의 태양'이라고 불릴 정도였다니.  이 훈훈한 스토리만 들어도 캐릭터에 참 잘 맞는 배우임을 알 수 있다. 그룹 EXILE의 멤버인 마무라 역의 시라하마 아란은 극 중에서 쿨한 인기남이면서도 여자와 스치기만 해도 화들짝 놀라는, 순수한 마음의 소유자로 표현되어 웃음을 자아낸다. 이런 모습에 반하지 않기는 힘들었다.


그리고 제작진, 원작 팬들까지 완벽한 싱크로율이라 말한 배우는 시시오 역의 미우라 쇼헤이였다. 원작자도 외모부터 미소까지 상상했던 것과 너무나 똑같다고 말할 정도였던 미우라 쇼헤이는 순정 만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만찢남의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영상의 특이했던 점 중 하나는 영화 중간중간 장면이 바뀔 때 아주 잠시 검은 화면이 몇 번 나타난 것이다. 장면 장면을 바로 연결시키는 것이 아닌 검은 장면을 아주 짧게 넣어 장면을 잇는 방식이다. 또한 장면이 바뀔 때, 배경 음향을 연결시키지 않고 뚝뚝 끊은듯한 부분이 몇 군데 있었는데 이 둘은 대부분의 영화 제작자들이 하지 않는 방법이다. 몰입도를 떨어뜨릴 수 있고 제작자들이 안 좋아하기 때문인 것도 있는데, 감독의 취향인가 싶으면서도 제작자들의 대부분이 쓰지 않는 촬영, 편집 기법을 구사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무의식적으로 신선함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나가노 메이는 스즈메의 솔직함과 행동력이 자신의 성격과 닮았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그러한 캐릭터의 성격을 조금이라도 더 잘 표현하기 위해 메이크업을 일절 하지 않았다고 한다. 영화에서는 사소한 것 하나가 영화의 분위기를 바꾼다거나 하는 등의 큰 영향을 낼 수 있다. 나가노 메이의 연기에 대한 노력이 돋보이는 이유다. 어린 나이임에도 실제 나가노 메이가 출연하는 작품들을 보면 매번 신선한 모습에, 매번 다른 연기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한낮의 유성'을 보는 재미를 하나 또 꼽자면 영화의 배경과 영상미, 그리고 색채다. 10대들의 첫사랑을 그린 영화이다보니 현장학습, 체육대회, 크리스마스 파티 등 다양한 장소들이 가득했다. 또 이러한 학창 시절의 모습들이 가득하다. 그래서 관객들은 순정 만화 같은 로맨스를 보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도쿄, 나가노 현, 요코하마, 니가타 현 등 일본 전역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극 중 스즈메가 산에서 길을 잃은 뒤 정신을 잃고 다시 깨어났을 때 선생님인 시시오가 불을 끄고 반딧불이를 선물하는 장면, 스즈메의 생일이자 크리스마스인 날에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마무라가 스즈메에게 자신의 목도리를 둘러주는 장면, 호숫가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키스하는 장면 등 여러 장면들이 계속해서 기억에 남아 마음을 따스하게 적신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통해 간만에 영화를 보면서 따뜻함에 마음 한 구석이 저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특출날 게 없는 진부할 수 있는 서사임에도 원작을 고스란히 찍어낸 듯한 예쁜 화면, 미남미녀 배우들의 화사한 외양, 주인공들의 감성적인 대사와 연기 덕분에 영화가 평범하게 흘러가지 않고 예쁘게 완성됐다. 세 사람의 사랑과 우정 속에서 느끼는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풀어낸 영화로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 영화 <한낮의 유성>. 4월 19일 개봉.


언젠가 봤었던 한낮의 유성은 반짝반짝 빛나서 예뻤다. 그런데 별은 계속 하늘에 있어서 항상 거기에서 있어준다. 내가 발견한 건 그런 한낮의 별이었다.



http://www.lunarglobalstar.com/news/articleView.html?idxno=18254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426412&isPc=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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