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돼지식당] 1. 계란지단 - 시작이 반이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 누가 처음으로 찾아왔을까?

by 삶을빚는손

똑똑똑

꽃돼지식당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꽃뱀입니다. 같이 일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들어오세요."


2020년 꽃돼지식당을 열었다. 코로나19로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진 때였다. 평일 회사에서 그리고 유치원에서 점심을 먹던 가족이 이젠 같이 집에 있었다. 그동안 먹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서 엥겔지수가 높았다.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며 꽃돼지식당을 창업했다. 막상 열었는데 오는 손님이 없었다. 2021년에 꽃돼지 식당을 찾아온 첫 손님이 바로 꽃뱀이었다. 인연이라는 반가운 마음에 같이 일하기로 했다.


식당 좌석에 앉았다. 아들인 썬더도유니도 같이 앉아서 셋이서 회의를 했다.

"어떤 메뉴를 만들어 볼까요?"

"계란지단은 어때요?" 썬더도유니가 말했다.

평소에 아들과 함께 계란지단을 만들었다. 계란껍질을 깨서 그릇에 담아주면 썬더도유니가 잘 저어주었다. 풀어진 계란을 프라이팬에서 익히면 된다.


"좋아요. 맛있고 영양 좋고 가격도 착해요. 계란지단을 응용한 메뉴를 만들어 봅시다."

"김밥과 오므라이스를 추천합니다. 한끼 식사로 좋은 메뉴예요." 꽃뱀이 말했다.


꽃돼지식당을 찾은 손님의 얼굴이 활짝 필 수 있도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그래서 직접 해보려고 시작했다. 김밥은 속에 어떤 재료를 넣는가에 따라서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손님의 입맛에 맞는 재료를 활용한 창의적인 김밥을 만들기로 했다. 오므라이스는 손님이 좋아하는 것을 케첩으로 그려주기로 했다. 단 하나뿐인 음식이 되도록 말이다.


똑똑똑

꽃돼지식당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기린입니다. 김밥 한 줄 주세요."

"들어오세요."


2021년 1월 6일 드디어 첫 손님이 왔다. 기린은 풀을 좋아하니까 김밥에 상추를 잔뜩 넣어 주었다. 겨울이라 신선한 채소를 먹기 힘들었는데 이렇게 만들어 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똑똑똑

꽃돼지식당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코끼리입니다. 김밥 한 줄 주세요."

"들어오세요."


코끼리는 덩치가 커서 김밥을 대왕김밥으로 크게 만들어 주었다. 썬더도유니가 갑자기 진흙로션을 가지고 와서 코끼리에게 발라주었다. 추워서 진흙이 꽁꽁 얼었는데 이렇게 부드러운 진흙을 발라주어 기분이 좋다고 이야기했다.


똑똑똑

꽃돼지식당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지나가던 강아지입니다. 배가 고파요."

"들어오세요."


자세히 보니 '토리'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었다. 날씨가 춥고 길이 꽁꽁 얼은 데다 배가 고파서 식당 문을 두드렸다고 한다. 골든 리트리버 강아지인데 길을 잃어 혼자가 되었다고... 김밥을 맛있게 먹고는 주인을 찾을 때까지 함께 있어도 되냐고 물어보았다. 그래서 같이 지내기로 했다.


"누구세요?"

"여기가 식당 맞나요? 손님입니다."

"네. 들어오세요."

"제가 앞이 안 보여서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나가겠습니다."


토리가 자신이 맹인 안내견이었다며 따라나섰다. 앞 못 보는 손님이 식당 좌석에 앉도록 도와주었다.


"꽃돼지식당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김밥과 오므라이스가 있는데 어떤 메뉴로 드릴까요?"

"오므라이스 하나 주세요."


오므라이스를 주문한 첫 손님이다. 케첩으로 손님이 좋아하는 걸 그려주겠다고 다짐한 메뉴였다. 손님이 볼 수 없으니 그려도 소용이 없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감사한 마음으로 하트 모양을 빨갛게 그려서 주었다. 손님이 먹는 모습을 보니 내 기분이 좋았다. 시작이 반이다. 앞으로도 쭉 해보자.



keyword
작가의 이전글소셜미디어 이용 시 주의점을 알려주는 친절(?)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