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마. 엄마 하늘나라 가면 나 울어도 못 돌봐주잖아.
우주가 5살일 때 같이 우주의 증조할아버지 장례식에 간 적이 있다. 증조할아버지의 영정사진 옆을 하얀 국화꽃이 장식하고 있었다. 검은 옷을 입고 있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모습을 함께 보았다. 나는 우주에게 "증조할아버지께서 하늘나라로 가셨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우주에게 물어보았다. "엄마가 하늘나라에 가면 어떨 것 같아?" 우주가 대답했다. "가지 마. 엄마 하늘나라 가면 나 울어도 못 돌봐주잖아." "그러면 우주는 죽어서 어디 묻히고 싶어?" "나는 아무 데도 안 묻히고 싶어. 오래도록 엄마랑 같이 지내고 싶어." 우문현답(愚問賢答)이라는 네 글자가 머리를 스쳐갔다. 엄마가 슬픈 마음에 너에게 어리석은 질문을 했구나. 미안해.
우주는 엄마가 세상에 없는 것을 상상하기 싫었나 보다. 아이는 어른이 돌봐주어야 되는 연약한 존재이다. 커서 독립할 때까지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한다.
나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 제일 필요한 능력은 '체력'이라고 생각한다. 신생아를 밤중수유할 때부터 낮잠을 자지 않는 6살인 지금까지 말이다. 나는 잠에 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이 자는 스타일이었다. 엄마가 되고 나니 밤에 아이의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갓 태어난 아이는 위가 작아서 몇 시간이 지나도 배가 고프게 된다. 그래서 엄마가 되면 캄캄한 밤중에도 일어나 수유를 해야 한다. 밤에 계속 못 자고 중간중간 깨서 수유를 하는 모습이 좀비 같았다. 잠을 마음대로 못 자니 정말 피곤했다. 그래서 아이가 낮잠 잘 때 틈틈이 같이 자며 잠을 보충했다.
우주가 유치원을 다닐 때는 나의 체력이 육아를 감당할만했다. 그러다가 우주가 코로나19로 집에서 원격교육을 할 때 체력의 중요성을 실감한다. 딱히 갈 데도 없는데 우주가 “친구가 없어서 심심해.”라고 이야기하면 마음이 아프다. 심심함을 당장 가장 쉽게 없애주는 방법은 동영상을 틀어주는 것이다. 아이가 재밌게 보고 엄마도 편하다. 하지만 해보니 안 좋은 점이 있다. 앉아서 보려고만 하고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 계속 보여달라고 하는데 통제가 어렵다. 상호작용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보다 보니 사회성이 떨어진다. 동영상을 볼 때의 우주의 모습은 평소와 비교하면 낯설다. 이른바 ‘미디어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하늘나라에 가기 전에 엄마가 우주를 잘 돌봐줄 수 있도록 체력을 관리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