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

무지개 너머 어딘가에 희망이 있을까

by 청가젤

우주의 유치원에서 찾아오는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우주가 "직접 악기를 보고 연주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유치원에서 음악회 영상을 공유해줘서 엄마인 나도 보았다. 'Over The Rainbow' 연주를 들으며 전율을 느꼈다. 집 앞에서 무지개를 봤던 그날이 떠올랐다. 임신과 출산과 수유로 사랑니 발치를 몇 년간 미뤄왔었다. 어느 날 도넛을 먹고 양치를 안 하고 그냥 잠들었다. 다음날 사랑니 앞 어금니가 너무 아팠다. 그날 이후로 어금니의 상태가 안 좋아졌고 치과에서 결국 뽑아야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상실감에 눈물을 글썽이던 그날 거짓말처럼 무지개를 보았다. 무지개를 보고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



신혼여행 때 봤던 무지개가 기억난다. 우리는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스콜성 소나기가 자주 내리는 하와이에서는 무지개가 자주 뜬다. 그래서인지 차 번호판에 무지개가 그려져 있다. 그때와 지금의 우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예쁘다고 표현하던 여자친구가 이제 엄마가 되었다. 감사하게도 사랑스러운 아이를 낳아 아이답게 키워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해준다. 출산을 앞두고 내가 일을 그만둬서 외벌이로 지내며 어깨가 무거울 텐데 말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한없이 내가 작게 느껴진 적이 있다. 우주를 임신했을 때 먹덧이 와서 몸무게가 80kg 가까이 쪘다. 모유수유를 하면서 살은 거의 빠졌지만 뱃가죽은 우주가 "할머니 같다."라고 표현할 만큼 아직 쪼글쪼글하다. 남편이 나에게 글을 써보라고 권했다. 지금 할 수 있으며 잘 어울린다고 말이다. SNS를 거의 안 하다가 우주의 이야기를 적어보았다. 우주의 이야기를 읽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공감해 주었다.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엄마가 우주를 키우며 희망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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