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블럭이 가져다준 감동의 순간
코로나19로 인해 유치원에 다니는 애뽕이와 집에서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집에 집안일이 쌓여있는데 아이는 같이 놀아달라고 한다. 돌이 지난 콩콩이와 함께 돌보려니 엄마의 멘탈과 체력 관리가 절실하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는지. 힘들때면 평소에 괜찮았던 것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더라.
혼자서도 재밌게 잘 놀았으면 하는 바람에 장난감을 사주게(?) 된다.
올해 봄에 '십자블록'을 사달란 이야기를 했다. 집에 블록으로 레고 듀플로가 있고 다른 블록 종류는 없었다. 작년에 친구랑 하며 놀았는데 집에서도 하고 싶다고 했다. 주문해서 받아보니 와플 모양과 비슷하고 끼워서 여러 모양을 만들 수가 있다.
안방에서 집안일을 하는데 혼자 놀던 애뽕이가 찾아왔다.
"엄마 이거 장미야. 내가 만들었어. 선물이야."
5살 아이의 손에 빨간 장미가 들려있었다.
십자블록을 끼워 장미를 만들어 온 것이다.
같이 놀자고 할 때 집안일을 한다며 혼자 놀게 했는데...
엄마를 위해 이렇게 만들어 주다니... 감동을 받았다.
기분이 좋아졌다.
애뽕이 출산 두 달 전에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4년을 지냈다.
하지만 청소, 설거지, 요리가 아직도 서툴다.
누워만 있던 아기가 이렇게 장미를 만들게 된 그 시간 동안 나는 얼마나 성장했는가...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집안일도 새롭게 해 보겠다.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