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내어준 사람에게는 대가를 지불하세요.

황진혁 작가의 명사 여행, 신준모 작가님과 함께.

by 황진혁
없는 시간 쪼개서 너랑 이야기하고, 가르침 베풀고, 밥 먹고, 그것도 모자라 밥까지 사야 되냐?


나보다 상황이 나은 사람이라고 언제나 얻어먹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 마. 그런 생각으로 살면 언제나 그 위치 인생밖에 살 수 없는 거야.


- 신준모 에세이, <다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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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부터 나는 성공한 사람들을 많이 찾아다녔다. 메일이나 SNS로 메시지를 보내보기도 하고, 어떤 만남이 특별한 하루를 안겨줄지 몰라서 모르는 사람에게도 먼저 말을 걸어 서로가 뻘쭘할 수 있는 시간을 인연으로 만드는 데 쓰기도 했다.


나에게 시간을 써주신 그분들이 귀한 시간 내어서 내게 주셨다는 걸 안다. 해서 한사코 사양하시는 분들을 제외하면 당연히 식사나 차 대접은 내가 한다. 인용된 책보다 <어떤 하루>라는 책으로 더 유명한 신 작가님과 처음 만났을 때도 내가 시간을 청했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많은 도전을 해온 신 작가님은 나보다 한 살 어린 분이셨다.)



내가 더 많은 것을 얻어가는 시간에 그만한 인사는 너무 약소한 것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무언가 주는 게 없더라도 내가 그만한 사람을 만나서 어떤 동기부여가 되었다면 그것만으로도 모자람이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시대나 재테크가 유행하는데, 요즘은 ‘영끌’, ‘빚투’가 너무 당연하게 난무한다. 만약 내가 투자로 돈을 벌고 싶고, 영끌이나 빚투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면 나는 어느 정도 투자법을 익힌 이후 워렌 버핏과 함께 점심 식사를 나누었을 거다. 누군가의 조언이 인생을 어떻게 바꾸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이제는 나도 만남을 스스로 만들지 않아도 만남이 많다. 카운슬링을 진행하기도 하고, 가끔은 그냥 만난 타인이라도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편이다. 상대방에게 특별한 고마움이 있어서는 아니다. 내 생각들은 그동안 여러 사람을 찾아다니면서 얻은 것들일 테니 그것이 더 잘 쓰일 수 있도록 주신 분들께 보은하는 차원에서라고 보면 된다. 물론 내가 위로받을 수 있는 친구들도 있고, 여전히 내가 조언을 구하기 위해 만남을 청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분들과는 별개로 모두 다 만날 능력이 없다 보니 일종의 규칙을 가지고 있다.



서로 빈말하는데 시간을 쓸 수는 없으니 내가 도움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고, 이들 중에도 다 만날 수 없으면 뭔가 하고 싶은 게 있는 사람을, 이들 중에도 다 만날 수 없으면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이들 중에도 다 만날 수 없으면 들을 수 있는 사람을, 이들 중에도 다 만날 수 없으면 자기 열심이 있는 사람을, 이들 중에도 다 만날 수 없으면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을 만난다.



그렇지 않은 사람을 싫어해서 안 만나는 게 아니다. 평소 시간 약속이 늦는 사람도 크게 개의치 않는 편이다. 다만 혼자만의 시간을 귀하게 여김에도 그 같은 시간까지 사람을 만나는 데 쓰느라 여력이 부족한 나머지 우선순위가 필요할 따름이다.



돈은 능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더 많이 벌 수 있지만 시간은 아무리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도 24시간 밖에 못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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