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도 대응도 오롯한 나의 선택권 아래에 두려면
나는 사람 사이에서 끌려다닌 적이 별로 없다. 반대로 사람을 끌고 다닌 적도 없다. 사람 아래에 있지도 않을 거고 사람 위에 있지도 않을 거기 때문이다. 사람 간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살다보니 내가 실수했다는 걸 깨달아도 금방 사과할 수 있고 상대방이 실례했을 때도 감정의 동요랄 게 크게 없다.
인간관계에서 우정을 나누거나 사랑을 나눈 사이 간에 상대방이 아프라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것이 자신에게 더 큰 데미지를 입히고 만다. 그게 상대방에게 지지리도 못난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시선에도 타격을 입지만 더 아픈 것은 사실 본인도 그 행동이 지지리도 못났다는 걸 알고 있다는 것이다.
더는 우정을 나눌 수 없고 더는 사랑을 나눌 수 없다면 아무런 상관 없는 거리에 두면 된다. 그러면 적어도 상대방이 나를 미워하지는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렇게 하면 화해할 때도 잊어버릴 때도, 심지어 가만히 있는 걸 우습게 보고 계속 덤벼들 때도 마음 편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상대방에게 데미지를 주려고 했던 사람은 나중에 할 수 있는 게 없고,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사람은 나중에 어떤 제스처든 취할 수가 있다. 전자는 카드 아니, 바닥까지 다 드러냈고 후자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