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그런 사람들이 많겠지만 대체로 페이스북은 포스팅보다는 정보를 얻기 위한 차원으로 사용 중인듯 하다.
게시물을 쓰지 않는 사람이 많을수록 페이스북의 기능적 쇠퇴가 빠를 것 같아 인스타그램만 사용할까 싶어 설정을 눌렀다. 여기서 우연히 '사후 계정 관리'라는 기능이 생긴 걸 알았다.
최근에 지인 한분이 운명을 달리하셨다. 그 사실이 무색하게 그분의 계정이 존재한다. 문득 이제까지 운명을 달리한 지인들이 제법 많아졌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그들의 계정도 남아 있다. 1만일이 좀 넘어가게 산 인생이 얼마 안 산 인생인데 싶어서 앞서 간 사람들이 어쩐지 섭섭하게 느껴졌다.
의미 심장 글 같은 건 아니니 오해 같은 건 없어도 되고, 사후 페이스북 계정이 삭제될 수 있도록 설정해두었다.
중국의 순욱은 자신이 한 일을 항상 글로 써서 남겨두었다가 말년에 모두 불로 태워 없앴다고 한다.
한 세상 의미 있게 잘 살아보겠다고 누구나 옳다는 생각대로 행하며 살고 있지만 그것이 이후까지 남겨지면 모든 게 찌꺼기의 일부로 남을까 싶은 생각 탓이다. 이미 세상에 없는 다른 이들의 계정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살면서 이룬다는 것이 남긴다의 동의어는 아니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