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보내는 쪼~금 긴 메모 4

전셋집 구하기

by 김현정

오늘 서점에 갔더니 청소년 소설이나 웹소설 중에서 시간을 돌려 과거로 회귀하는 이야기들이 많더라.

그런 이야기를 보며 엄마도 잠시 생각해 봤어.

만약 누군가 나에게 "20대로 다시 돌아갈래?"라고 묻는다면, 사실 자신이 없더라.

소설이나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특별한 능력을 얻거나, 부자 부모나 연예인 같은 외모를 가진 채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딱 엄마의 그 시절 그대로 돌아가는 거라면 더욱 그래.

왜냐하면, 엄마의 20대는 너무 가난했고 불안정했거든. 특히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시절이라, 돈이 없다는 것이 늘 나를 위축시켰고 미래를 두렵게 만들었어.


요즘 젊은이들은 돈보다는 자기 꿈을 실현하거나 자아를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하던데, 엄마의 20대에는 그런 여유가 없었어.

내 꿈이 뭔지, 하고 싶은 게 뭔지를 고민하기보다 먼저 나를 보호하고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경제적 안정부터 찾는 게 급했거든.


그래서 오늘은 돈 이야기를 해볼까 해.


살면서 지출하는 여러 비용 중 가장 크고 중요한 것이 바로 주거비라는 걸 너도 아마 곧 실감할 거야.

처음으로 전셋집을 얻으려 했을 때 엄마는 정말 많은 고민을 했어.

당시 내 눈앞엔 늘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어.

하나는 역세권에 있고 새로 지은 깨끗한 빌라인데, 집주인이 이미 많은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떼일 수도 있는 위험한 집이었고,


다른 하나는 지하철역과도 멀고 좀 낡았지만, 대출이 없어서 안전하게 보증금을 지킬 수 있는 집이었지.


마음 같아선 당연히 깨끗하고 교통이 좋은 집으로 가고 싶었지만, 보증금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함 때문에 결국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안전한 선택을 했던 기억이 나.


젊은 시절 엄마와 아빠에게는 그 전세 보증금이 전부였고, 그걸 지키는 게 정말 중요했거든.


너도 아마 언젠가는 너만의 공간을 마련해야 하는 순간이 올 거야. 그때 네 앞에도 비슷한 고민이 놓일지 몰라. 당장 편리하고 보기 좋은 선택을 할지, 아니면 조금 불편하고 아쉽더라도 미래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선택을 할지 말이야.


너는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 편안함과 안정성, 너에겐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전셋집#보증금#편안함#안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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