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솎아내기
지난주 엄마의 텃밭에 지인 한 분이 놀러 왔어.
지인은 농사를 제법 지어 본 사람이라 텃밭을 살피다가 엄마가 지난가을에 심어 놓은 마늘을 보며 "마늘 솎아내기를 해야겠네요."라고 말했지.
엄마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멀뚱히 서서 마늘을 바라봤단다.
작년 10월, 엄마는 아빠랑 함께 텃밭에 구덩이를 5센티미터 정도 파서 쪽마늘을 하나씩 정성스럽게 심었거든. 그런데도 한 곳에서 여러 개의 싹이 붙어서 올라오는 게 많았단다. 엄마는 원래 그런가 보다 하며 두고 보았지.
그런데 그 지인은 엄마의 반응을 보더니 바로 장갑을 끼고 과도를 들고 작업을 시작하는 거야. 싹이 여러 개 올라온 곳에서 가장 튼튼한 싹 한두 개만 남기고 나머지 싹을 과감히 솎아내더라. 그리고는 솎아낸 마늘 싹을 집에 가져가서 살짝 데쳐 먹어보라며 건네줬어.
엄마는 사실 추운 겨울을 견디고 싹을 틔운 마늘 싹을 그렇게 매정하게 싹둑 자르는 게 조금 불편한 마음이었어. 그래서 그 지인에게 조심스레 물었지.
"왜 마늘을 솎아내야 하나요?"
그랬더니 지인은 이렇게 설명했어.
"마늘은 보통 씨앗이 아니라 통마늘을 쪽으로 나누어 심잖아요. 그래서 종종 한 구멍에서 여러 싹이 올라와요. 그런데 이렇게 여러 싹이 밀집한 채로 계속 자라면 마늘이 서로 영양분을 나눠 갖느라 제대로 크지 못해요. 결국 통마늘이 작아지고 품질도 떨어지죠. 제대로 큰 마늘을 얻으려면 선택하고 집중해서 가장 좋은 싹만 남겨야 해요."
지인의 말을 듣고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이 많아지더라. 그러면서 든 생각의 끝은 '세상 이치는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구나.'였어.
엄마는 동화도 쓰고, 동요 작사도 하지. 그런데 동화를 열심히 쓰면 동요 가사가 떠오르지 않고, 동요를 쓰면 동화의 줄거리가 잘 떠오르지 않더라고. 어느 한쪽이 잘 되려면 다른 한쪽을 과감히 내려놓고 집중해야만 좋은 결과물이 나오더라.
오늘 엄마는 마늘 솎아내기를 통해 인생의 중요한 한 가지를 또 배웠어. 바로 모든 일에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야.
우리 아들도 무언가를 절실하게 잘하고 싶은 날이 오면, 다른 건 잠시 내려놓고 가장 소중한 것 하나에 집중해 보는 건 어떨까? 싶네.
3월 말에서 4월 초에는 마늘 솎아내기를 해야겠군^^
#마늘솎아내기#선택과집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