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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진 Oct 06. 2022

경청의 자세, 7초만 기다려 주세요

타인의 말에 경청을 해야 하는 거는 알지만 그리 쉽지는 않은 일이다.

특히나 내가 상위자라고 생각하는 자리에서는 더욱이 그러할 것이다.


어떠한 모임이나 대화에서 내가 대화를 주도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내가 더욱더 많은 말을 하고 싶은 상황에서 멈출 수 없는 상황이다.

또 한 경우는 내가 말을 하지 않으면 모임에서 어색한 기운이 흐르기 때문이다.



직장 상사와 식사를 하는 자리.

팀장과 이번에 새로 입사한 직원 3명이 함께하는 식사자리이다.

첫 만남이다 보니 몹시 어색하다. 직원들은 새로운 환경인지라 더욱 긴장한 상태이다.

식사가 나오기 까지 그리 오랜 시간은 아니지만 어색한 가운데 느끼는 시간은 더욱 길게 느껴진다.


이때, 팀장은 먼저 말을 띄운다.

"그래, 회사 생활은 어떠세요? 어려운 점은 없나요?"

첫 질문을 꺼내자 한 직원이 답변한다.

"네, 모든 분들이 잘 대해 주셔서 큰 어려움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후 잠시 침묵이 흘렀다.

다른 직원들이 한명씩 이야기를 해 주면 좋으련만 다들 이야기를 하려하지 않았다.

이때 흐르는 침묵을 팀장을 깬다.

"그래요, 다들 잘해 주나 보네요...직장 생활을 말이죠 ~~~~"

이렇게 시작한 일장 훈시는 5분간 지속 되었다.



이제부터는 다른 사람이 끼어들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잠시 팀장의 말에 호응을 해주는 정도였다.

식사시간을 하는 1시간 남짓, 이러한 대화의 패턴이 연속되었다.

한두 마디 사원들의 답변과 이에 대한 팀장의 장황한 이야기.


만약에 좀 참기 어렵겠지만 팀장이 이야기를 하지 않고 7초 정도를 기다려 주면 어떨까?

이렇게 되면 누군가는 이야기를 시작할 것이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답변시 7초 정도가 필요하다고 연구결과가 있다고 한다.


내가 상급자라는 의무감에 사로 잡혀서 지속적으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물론, 약간의 침묵은 모임에서 리딩을 해야 하는 위치에 잇는 사람에게는 좀 힘든 일 일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을 참아내야 한다. 그래야 타인의 말에 경청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글을 쓰는 필자도 이러한 것들이 몹시 힘들다.

타인의 말에 경청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순간에 그러한 것들을 망각하기 일수 이다.

'경청(聽)'이라는 한자를 보면,

기울일 경에 들을 청이다. 

상대방과 거리를 두고 내가 쏟아내야 하는 것이 아니고, 타인에게 좀 더 기울여서 그들이 하려는 이야기를 들으려는 자세이다.


잠시 침묵을 견뎌내야만, 실제로 경청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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