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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홍진 Dec 09. 2018

중년 은퇴를 준비해라

어느새 부터인가 애들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나의 퇴근 모습에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애들이 어렸을 때는 내가 퇴근을 하면 애들이 현관문까지 뛰어나와서 안기고 아빠를 그리도 기다렸다. 

아내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나의 퇴근 시간이 그들에게는 중요한 이벤트였다.

또한 나의 잦은 야근과 휴일 근무는 가족에게는 너무나도 피하고 싶은 큰 사건이었다.



그러나 애들이 커지면서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퇴근을 하고 들어오면 뛰어나와 반기기보다는 그저 꾸벅 인사로 아버지의 퇴근에 의식을 치르고 만다. 

택배 아저씨에게 보이는 호감도보다 더 작은 느낌을 보낸다.

그리고 퇴근하면 느끼는 거실의 재잘거림은 나의 출연으로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진다.

그리고 가족들에게서 느끼는 어딘가 모르는 나에 대한 불편함. 

어느새 중년을 넘어 은퇴가 다가오면서 그들과는 약간은 겉도는 느낌을 자주 느끼곤 한다.


남자 나이 50을 넘어서면 이제 그 활용성은 점점 퇴색해 버리기 시작한다. 


직장과 사회 그리고 가정에서 조차도 이제는 중요성이 점점 낮아져 가게 된다.  

열심히 그들을 위해 열심히 달려온 그 남자에게는 서글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누구를 위해 열심히 돈을 버는 기계로 살아왔는데 라는 항변은 이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다.


이제 우리는 100세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한다. 

통계청의 2017년 생명표에서 한국인의 평균 기대 수명은 82.7세라고 한다. 

대한민국은 이제 노령 인구의 비율이 다른 사회와 비교해 현저히 높아져 가는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가 된 것이다. 

또한 IT분야의 세계적 리서치 기관인 가트너는 2025년경에는 전체 직업의 33%가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좀 호들갑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요즘 기술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이러한 상황이면,

이제 우리가 갖고 있는 역량, 

지금까지 준비해 온 것들,

그것들로 앞으로 남은 50년을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럼, 어떻게 은퇴를 준비할 것인가?



앞으로 살아갈 인생 2막, 이를 위한 준비는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자


첫째, 나만의 취미를 만들어 보자

남자들이 은퇴를 한 후 맨 처음 하는 것이 등산 장비와 옷을 구매하는 것이다. 

산은 근처에 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그리 큰 연습을 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시간 때우기 좋은 취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취미는 항상 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시간 때우기와 건강 증진이라는 두 가지를 취득할 수 있지만, 

이 운동은 비가 오거나 춥거나 할 경우에는 그리 녹록지 않다. 또한 나이가 많이 들어서 하기에는 좀 어려운 운동이기도 하다. 

따라서 항상 내 곁에서 언제나 할 수 있는 취미를 가져야 은퇴 후 그 많은 시간 때우기와 고독에 맞설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일렉기타를 배운다. 

어려서부터 로망인 밴드에서 열심히 기타를 치는 나의 모습을 생각해 왔다. 정말 멋지지 않은가?

최근에는 락그룹 Queen의 영화인 보헤미안 랩소디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의 취미는 더욱 나를 자극하고 있다.

80세에 백발을 휘날리면서 조명 속에서 기타를 치는 모습은 너무 멋있지 아니한가?


둘째, 아내의 치맛자락에서 벗어나라.

은퇴휘 만나야 할 사람이 부족해 지자 지금까지 소홀했던 아내와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랜만에 연말에 연차휴가를 냈다. 

평일 낮시간에 주위 사람들과 함께 할 사람은 없었다.

나는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점심도 먹으면서 즐거운 한때를 그리고 있었다.

그런데 아침에 아내는, 

'오늘 모임 있어서 점심 먹고 올게요. 식사는 어쩌죠?'

'어, 내가 알아서 먹을게'

와이프는 황급히 현관문을 빠져나간다.

나는 잠시 멍하니 있다 TV 리모컨을 만지작 거린다.

그러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자장면 배달을 시킨다.


이제는 아내에게 많은 일이 생긴다. 

그녀는 이제 너무나도 많은 커뮤니티가 있는데 자꾸 남편이 놀자고 한다. 

남자는 아내와 같이 놀자고 하지만 상대방의 일정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서로에게 짐이 되지 말아야 한다.


셋째, 끊임없이 일을 해야 한다.

나의 기술과 역량을 키워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말이다. 

나이 들었다고 일을 손에서 놓는 순간 자신감 결여와 경제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제부터는 내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이라도 해야 한다. 만약 무보수라도 일을 손에서 놓으면 안 된다. 옛말에 일을 손에서 놓으면 쉽게 늙는다고 한다. 

자신이 해오던 일을 계속하면 좋겠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는다면 다른 일이라도 꾸준히 수행해야 한다.

만약 이마저도 힘들다면, 재능기부라도 하면서 자꾸 밖으로 나아가려 해야 한다.

자신을 불러주는 곳이 없다고 집에서만 있으면 자꾸만 위축되고 만다.

향후 은퇴 후에도 끊임없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가야 한다.


자격증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나의 경력과 실력은 회사를 떠나는 순간 나이에 묻혀 버린다.

은퇴 후에 내가 대기업을 다녔다고 중소기업을 다녔던 사람들과의 경쟁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오히려 대기업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은 일부 업무에 집중되어 있어서 광범위한 업무 지식에 있어서는 중소기업 출신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

내가 은퇴 후에도 일을 하려면 누구나가 인정해 줄 수 있는 자격증을 준비해 두어야 한다.

자격증이 있다고 하여 일을 잘한다는 것을 보증해 줄 수 없지만,

이것은 국가가 인정한 자격증으로 어떤 일에 대한 기본이 있음을 증명해 주는 것이다.

자격증은 나를 보여주는 하나의 증표로서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한국은퇴기술연구소 박영재 대표는,


기술 없이 퇴직한 50대 중반, 적정 몸값은 연 1400만 원

이라는 글에서 우리 직장인들의 민낯을 이야기하고 있다.


장기간 다녔던 직장에서 은퇴하고, 경제적 문제로 다시 일을 하거나 찾는 것을 반퇴라고 한다고 한다.

이러한 50대 중반 반퇴 한 직장인들에게 남아있는 자격증이라곤 운전면허증이 전부라는 것이다. 심지어 이 자격증으로 할 수 있는 업무인 택시, 대리운전은 주위의 이목이 있어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그나마 갖고 있는 자격증은 쓸모가 없는 것이다.

은퇴 후 재취업을 위해서는 지식이 아니라 기술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러한 기술을 입증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이 자격증인 것이다. 

내가 마케팅, 품질, 경영, 재무 등 이러한 역량이 있다고 아무리 강조해도 그런 경험은 지식인 것이지 당장 현 업무에 적용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 무엇을 해야 할까?

자격증은 국가에서 아님 일부 단체에서 어느 정도의 기본 지식을 그 분야에서 갖추었다고 인정해 주는 증서이다. 따라서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자격증을 준비해야 한다.

무엇을 할 수 있냐고 물으면 그것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나의 예전 이력은 이제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중요치 않다.

그런데 사람들은 푸념만 늘어놓고 두려워만 하지 뭔가 준비를 하지는 않으려 한다. 그런 자격증은 불필요하다고 하면서 말이다.


사마천 사기의 맹상군열전에는 교토삼굴(狡兎三窟)이라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꾀 많은 토끼가 굴을 세 개나 가지고 있어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는 뜻으로, 교묘한 지혜로 위기를 피하거나 재난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네 인생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것이다. 

평생 잘 나갈 것 같은 회사도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상황을 우리는 종종 보아왔다. 

지혜롭게 Plan B를 준비해 두어야 한다. 

준비하고 위험을 직면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엄청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중년 시기에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성이 중요하다.


인생 초반기에는 남들보다 먼저 앞서가는 속도가 중요한 항목이다. 

초년에는 잘 못 가도 다시 돌아올 기회가 있다. 그러나 중년이 되면 속도보다는 방향성이 중요하다.

한번 틀어진 방향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더 그 방향성이 많이 바뀌게 된다. 그러므로 신중하게 자신이 살아갈 방향을 잡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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