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읽기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reenish Jan 13. 2022

거리두기

22.01.13

1. 사람은 너무 친해도 서로 간의 거리가 필요하다. 아이가 이제 사람이 되었나 보다. 주말부터 24시간을 붙어 있었더니 거리두기를 해야 할 것 같다. 병원을 다녀와 등원 확인서를 받아왔다. 내일부턴 어린이집이 나를 구해주겠지.


2. 가정보육할 때 유일하게 거리 둘 수 있는 시간은 낮잠 잘 때이다. 제일 빠르게 현실에서 멀어지도록 도와주는 건 ‘흥미로운’ 책이다. 그렇게 재우고 나와 읽은 책은 어딘의 글방 이야기인 <활활발발>이다. 하필 펼쳐진 페이지엔 박완서, 오정희 작가의 이야기다.

오정희 작가도 그랬다. 식구들이 모두 잠든 밤에 비로소, 쓰기 시작했다고 작가는 말한다. 낮의 일이란, 세금을 내고 이웃과 교류하고 도시락을 싸고 아이를 씻기고 남편의 셔츠를 다림질하는 .  모든 일이 밤의 일을 하기 위한 과제 수행 같은 것이었을 수도 있다. 잡다하고 시끄럽고 번다한 세속의 일이 까무룩 잠이 드는 순간 작가를 찾아오는 수많은 여자들.
    <활활발발> 어딘

고개를 들어 양 옆을 바라보니 널브러진 장난감, 설거지통에 담긴 점심 먹은 흔적들이 보인다. 다들 그렇게 살고 있는 거겠지? 아이가 자는 시간은 소중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프롤로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