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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enish Mar 03. 2022

교사가 경험하는 모든 삶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22.03.03

 교사가 경험하는 모든 삶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조금만 다듬으면 수업 소재가 될 수 있고, 교육적 아이디어로 변주된다. 교사는 자신의 경험을 직조하여 본업을 수행하고 그 과정과 결과 모두가 하나의 이야기로 탄생한다는 측면에서 소설가와 비슷하다. 소설가인 이순원은 '작가'의 삶에 있어서 버릴 경험은 하나도 없으며, 부끄러웠던 기억들도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여기서 작가를 '교사'로, 작품을 '수업'으로 바꾸어도 뜻은 그대로 통한다. 
         <교사의 독서> 정철희, 25페이지


 <교사의 독서>를 읽으면서 만난 문장이다. 최근에 나의 책 읽기를 관통하는 문장이라 깜짝 놀라 멈췄다. 할 일 없어 보였던 내 독서가 이토록 아름답게 표현될 줄이야. 교사가 경험하는 모든 삶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니. 존재 가치가 부쩍 상승한 느낌이다.

 요즘 나는 마케터와 기획자의 책을 주로 찾아보는데 그 안에서 수업의 팁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잘 짜인 교실이라는 공간 속에서 안전하고 단단하게 성장할 텐데. 수업을 잘 기획하면 내적 동기를 불러일으켜 공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교사가 브랜드라면 어떤 브랜드가 매력적으로 학생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강요하지 않고 어떻게 행동이 변하게 만들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이 수없이 쏟아진다. 휴직 중임에도 불구하고 수업노트를 따로 만들었다. 교육론 책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을 때마다 거기서 나는 수업과 교실에 적용해볼 궁리를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교직을 재미있어하는구나, 잘하고 싶어 하는구나.” 생각한다. 주 2회 신속항원검사를 해야 하고, 교실에서 아이들이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만 들어도 복직을 앞둔 내 가슴이 답답해져 오지만 하얀색 작은 수업 노트에는 빼곡히 글들이 쌓여간다. 에버노트 아카이빙 폴더에 "학교"도 만들어놨다. 


그래, 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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