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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enish Mar 09. 2022

쉽게 쓰기

22. 03.09

1. 김중석 작가의 그림 에세이 <그리니까 좋다>를 읽었다. 그림이란 단어를 글쓰기로 바꿔도 뜻이 통하는 뼈있는 메시지를 준다. 매일이 쌓이면 느는 것, 두려워하지 말고 시작할 것 , 재료(글감)는 어디에나 있는 것. 그중에서 나에게 제일 필요했던 메시지를 담은 페이지를 발견했다.


누군가 내 그림을 보고 “쉽게 그린 것 같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무심코 그린 그림 같은데 자꾸 보고 싶은 그림이라고도 했다. 이건 최고의 칭찬이다. 내 그림을 대충 그린 것처럼 보이지만 내가 이런 그림들을 그리기 위해 버린 그림과 쌓아 온 세월은 만만찮다. 쉬워 보이지만 정말로 쉬운 건 별로 없다.
   < 그리니까 좋다> 김중석


잘 쓴 글은 쉽게 읽히고 부연 설명할 필요가 없다. 독자는 문장의 뜻에 대한 의문이 생기지 않는다.


2. 브런치에 처음으로 올렸던 내 글을 다시 꺼내 읽어봤다. 프린트를 하고 사람들 앞에서 소리 내어 읽어봤다. 읽어 내려가면서 머릿속에 온갖 질문이 떠다녔다. “대체 이 얘길 왜 여기서 하는 거야?” , “인용은 왜 이렇게 길어?”, “문단마다 내용이 왜 달라?” 끝까지 읽어가는 동안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남편이 첨삭해주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 같다”라고 조언했는데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았다.


3. 다른 사람이 쓴 글도 함께 읽었는데 훈련이 된, 정제된 글은 아니었지만 좋은 글이었다. 사람들의 대화를 세심하게 관찰한 뒤 하나의 핵심 질문을 던지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나가는 글이었다. 이 글을 읽고 남편이 나에게 해 준 조언의 의미를 깨달았다. 내 글은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정리가 되지 않은 내용들이 나열되어 있을 뿐이었던 것이다. 내 머릿속에 있던 많은 생각들이 뒤엉켜 분출되어 있는 글이었던 것이다.


4. 하고 싶은 말을 쉽게 잘 쓸 수 있는 능력은 많이 쏟아내고 버린 글들과 세월들을 쌓아야 얻을 수 있겠지? 부끄러워하지 말고, 망쳤다 생각하지 말고 꾸준히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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