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동생 자랑 시간
나는 내 동생과 7살 차이가 난다. 여동생이다. 아직 교복을 입는 학생인데 딱 지금 사춘기 시절이다. 요즘 꽤나 우리 엄마 속을 썩이는 것 같지만 그래도 흔히 아는 사춘기보다는 얌전한 편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큰 기복 없이 (사실 혼자서 끙끙 앓았다.) 엄마 속 많이 안 썩이고 컸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펑하고 터져서 맨날 싸웠지만 말이다. 그럼 사춘기 심하게 온 거 아니냐 하겠지만... 나는 조용히 넘어갔다고 생각하고 싶다! 난 좀 파워장녀에 조용한 성격이라면 내 동생은 천상 막내 같은 성격에 소심하지만 불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엄마한테 아주 수시로 대드는 모습을 보면 머리를 콱 쥐어박고 싶다. 사실 쥐어박지 못한다. 얘가 힘이 더 세고 무섭다.(?)
그래도 나는 엄마 입장이 아니고 7살 차이 나는 언니의 입장으로서 얘가 막 빽빽 대는 게 귀엽다. 아직 내 눈에는 유치원생으로 보인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만큼 나는 내 동생을 더 아끼고 예뻐하게 되면서 동생이 날 편하게 대했으면 좋겠어서 친구처럼 지냈다. 지금도 친구처럼 지낸다. 나는 그런 우리 자매 사이가 좋다.
내가 정말 귀엽다고 느낀 건 언제였냐면 내 생일 때인데 한 번은 내가 대학 때문에 다른 타지에서 자취하고 있을 때였다. 열두시 넘으니까 그 밤에 얘가 안 자고 나한테 카톡으로 생일 축하한다고 보내놓고 밑에는 '엄빠한테는 말하지마 나 안 자는 거 ㅋㅋㅋㅋ' 이렇게 보내놨다. 그거 보자마자 크게 웃었다. 말 할 생각도 없었는데 무슨. 진짜 동생다운 생각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2020년 때 생일에는 자기가 돈을 모았다고 선물 뭐 받고 싶냐고 당당하게 묻는 거다. 얘한테 뭘 또 선물을 받아... 했는데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야무지게 자기 기준에서 괜찮은 물건들 캡쳐해서 나한테 마구마구 보냈다. 진짜 그거 보고 또 크게 웃었다. 귀여운 놈... 엄마도 아닌데 우리 엄마가 된 기분이었다. 정작 우리 엄마는 가지가지 한다 그랬지만.
그렇게 해서 받은 선물은 손목 시계였다. 내가 저번부터 갖고 싶었던 전자 시계인데 레트로 전자 시계였다. 별자리 디자인이 그려져있었는데 11월 생일이라 전갈자리로 해서 보내줘서 받자마자 잘 차고 다녔다. 누가 이 시계 예쁘다~ 너무 귀엽다~ 너랑 어울린다~ 하면 난 또 웃으면서 제 동생이 선물해줬어요.. 하면서 수줍게 말하곤 했다. 그렇게 말하면 아, 동생이~ 하면서 막 같이 웃는데 기분이 막 좋다. 내 동생 자랑한 것 같아서. 동생은 이런 나를 모르지만...
동생은 좋아하는 것에는 표현을 잘 하는데 사람한테는 항상 잘 못한다. 미안하단 말도 고맙단 말도 좋아한단 말도 잘 못한다. 가족에게는 더 못 하는 것 같다. 좀 어떻게 보면 무뚝뚝하다고도 할 수 있다. 동생을 실제로 보면 응? 니 동생이? 이러지만 가족이어야 안다, 이거는. 근데 내가 타지에서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 떨어지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얘도 내가 보고싶기는 한 것 같았다. 엄마랑 통화하면 옆에서 언니, 뭐해~? 하고 엄청 크게 물으면서 방해도 하고 엄마가 하는 말, 너 이번 명절에 내려오냐고 묻더라, 언제 본가 내려오냐고 묻더라, 너 뭐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더라. 나한테 직접 물으면 되는 것을 엄마를 통해 살짝살짝 묻는 것 같다. 그러면 또 귀여워 죽는다. 부끄러워서 나한테 직접 말을 못하는 것 같다. 그럼 내가 또 말한다. 너 나 보고 싶었냐? 하면 웃기만 한다. 다 알아, 언니는!
코로나와 업무로 인해 본가에 못 간지 꽤 됐다. 이번 설에도 아마 가족을 만나지는 못할 것 같다. 언제쯤 만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가족 생각이 너무 난다. 외로워서 더 그런건가. 역시 혼자 사는 건 외롭다. 동생이 얼른 커서 나랑 같이 살아줬으면 좋겠다. 동생은 싫을지도 모르지만 믿을 거야...
여하튼 내 동생은 정말 하나밖에 없는 내 제일 친한 친구이자 제일 편한 사람이다. 우리 엄마 아빠보다도! 너도 그랬으면 좋겠다, 듣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