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고 싶어 미치겠다.
아, 타투한 곳이 갑자기 간지럽다. 탈각 된지 꽤 오래 됐는데 간지럽다. 한 6개월 됐나 그랬지 싶은데 말이다. 갑자기 불현듯 한번씩 간지러울 때가 있는데 그러면 아무 생각 없이 손을 댔다가 깜짝 놀랐다. 그러고 긁으면 안돼! 하면서 팔을 때린다. 하지만 또 나도 모르게 손톱을 댄다. 이게 본능인가 싶었다. 간지러운 건 정말 참을 수 없는 것 같다.
나는 그리고 하고 싶은 걸 못하면 마음이 너무 답답해지는 경향이 있다. 타투 처음 하고 났을 때는 지옥이었다. 간지럽고 진물도 나고. 신경이 하루 종일 거기로 쏟아졌다. 가려울 때마다 바세린 바르고 주먹을 꽉 쥐고 참았다. 간지러워 하고 소리도 질렀다. 정말 본능을 참는 건 인간으로서 힘든 일이구나, 생각했다.
내가 또 잘 이기지 못하는 것은 잠이다. 특히 아침잠. 왜 잠은 밤에 안 오고 아침에 그렇게 올까. 참 신기하다. 우리는 밤에 잠이 와야 정상인데 말이다. 밤엔 잠이 안 와서 새벽을 지새우고 결국 늦게 잠들어서 아침에 고생하고. 회사 가서 졸다 일 다 미뤄지고. 나는 졸리다, 라는 단어를 이해하지 못했다. 중학교 3학년 전까지 한 번도 수업시간에 졸아본 적이 없었다. 안 졸았다고 수업을 열심히 들은 건 아니다. 열심히 딴 짓 했다. 여하튼 그러다가 중학교 3학년 때 과학 선생님 한 분 별명이 수면제였다. 화학을 가르칠 때였는데 진짜 수업도 재미 없고 선생님도 너무 재미 없었다. 말그대로 정말 수면제였다. 말만 하면 잠이 그렇게 쏟아졌다. 처음으로 수업시간에 고개를 헤드벵잉 해봤다. 와, 이게 졸리다는 거구나. 그 때부터 나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문과였지만 과학 과목이 하나는 꼭 있었다.) 까지 과학 시간에 엄청 졸았다. 역시 나는 이과랑 안 맞다. 수학은 억지로라도 깨어 있었지만 과학은 정말 재미 없었다.
그 땐 어려서 잠이 많았다 치는데 지금은 뭐지. 성인이 된 지금도 나는 잠을 잘 이기지 못한다. 졸리면 끝장이다. 눈이 풀리고 몸을 못 가누고. 회사 다니면서 나는 기절잠이라는 걸 많이 한다. 언제 잔지도 모르는 것이다. 일어나면 폰 화면은 유튜브 보고 있던 화면이 켜져 있고 옷을 제대로 갈아입지 못한 상태로 자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회사에서 경직되고 긴장한 만큼 집에 오면 탁 풀려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거기에 피로도 쌓여 있으니까. 성인이 되도 똑같다, 잠 많은 건. 잠도 정말 참을 수 없는 것 같다.
다시 돌아와서 타투를 하기 전 타투에 대해서 여러 가지를 찾아봤을 때 피부가 탈각을 하면 간지럽다는 걸 봤어도 나는 아무렇지 않게 넘겼다. 간지러우면 뭐 얼마나 간지럽겠어. 그럼 온몸에 한 사람은 어떻게 참았겠어, 했는데 진짜 그 사람들은 어떻게 참은 걸까. 난 이 팔뚝에 한 조그만 타투도 간지러워 죽겠는데 말이다. 인간 승리라고 할 수 있겠다. 타투를 그만큼 좋아해서 참을 수 있는 걸까. 나는 그만큼 타투를 좋아하지는 않아서 어려울 것이다. 타루를 하되 나는 작은 타투를 할 거다. 간지러운 건 못 참겠다.
다들 참을 수 없는 무언가는 하나씩 있을 것이다. 그게 인간의 욕심이고 욕망과도 연관이 되어 있는 것 같다. 나같은 경우는 긁고 싶은 욕심과 자고 싶은 욕심. 나에게 있어 제일 큰 욕심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반항하고 싶은 마음이라고도 느낀다. 욕심과 욕망은 원칙과 반대의 성향이니까. 어떻게 보면 욕심과 욕망은 반항이 아닐까. 정말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하는 말처럼 우리는 끝없이 반항하고 싶어하고 이 틀을 깨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는 것 같다.
타투한 곳이 이제는 제발 안 간지러웠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