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은 우리들의 학창시절, 등하교 시간에 매일같이 오고 갔던 장소입니다. 그냥 인도를 따라서 돌아가도 될걸 굳이 흙먼지가 풍기는 모래바닥을 가로질러서 건너갔었죠.
운동장은 학교 안에서 가장 자유로운 공간입니다. 안에 있으면서 생긴 스트레스나 찝찝함, 답답한 기분을 드넓은 땅바닥에 쏟아내는 곳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자연히 학창시절의 추억과 우정을 떠올릴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있었던 일이나 웃긴 기억, 다들 하나둘 정도는 갖고 계실겁니다. 그래서 이번 주제는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하게 만드는 글을 위주로 뽑았습니다.
시평: 운동장을 소재로 한 n행시 형식의 시입니다. 어릴때 뛰어놀던 운동장이 화자의 감성을 자극했군요. 뭐가 나에게 이득인지 재고 따지는 것이 없었던 시절, 그때는 순수성을 간직한 놀이만이 일상의 주요 과제였습니다. 지금은 찾아볼 수도 없이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졌지만요.
그래도 그 마음을 소중하게 여기는 태도는 화자에게 새로운 다짐을 쥐어주었습니다. 과거를 증명하는 매개인 친구들과의 우정만은 그대로 남아있어주기를.
시평: 달빛과 운동장, 흔하게 어울리는 단어들은 아닙니다. 보통 운동장이 담고있는 시간은 낮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밤이 된 학교 운동장에는 사람이 거의 찾아오질 않으니까요. 그런데도 화자는 달빛에 비친 운동장을 딛었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 화자의 신분이 더이상 학생이 아니기 때문일겁니다. 시의 내용도 그렇지만, 우울과 설움의 발걸음으로 운동장에 서는 학생은 좀처럼 없지요. 화자는 운동장의 트랙을 달리듯이 세상을 살아가면 사회가 보답해줄 것이라 믿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희망도 헛되이, 기다리고 있던 것은 달빛처럼 차가운 외로움이었네요. 서투르게 추는 블루스는 그런 화자의 마음을 대변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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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제 운동장은 펼칠 수 있는 상상의 폭이 상당히 좁았던 단어였습니다. 떠오르는 어휘와 상황,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인 경우에 여러분들이 어떤 글을 쓰실까, 그런 궁금증으로 지나갔던 한 주였습니다.
다음 주에도 좋은 베스트로 찾아뵙겠습니다. 시작의 3월달이 밝았습니다. 무슨 일을 하시든 기분좋은 결과만 가득하길 바라겠습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