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께서 화분을 사오셨다
사는 게 적적하시단다
사람도 살기 힘든데 무슨 풀떼기냐며
나는 할머니가 그러는 것이 보기 싫었다
그럼에도 할머니는 화분에 꼬박꼬박
물을 주셨다
이젠 내가 물을 주게 되었다
병상에서 하신 말씀이 아니었다면
진작 종량제 봉투에 담겼을 녀석들
처음엔 그토록 하기 싫었는데
지금에 이르러선 정으로 주고 있다
물을 주다 보니 정이 붙었나보다
개처럼 애교도 없고, 소리도 못내는 미물들
오늘도 난 이 하찮은 존재들에게 마음을 기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