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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마일

있을 때 잘 하자

그린 마일     

우리는 영화를 통해서 많은 간접 경험을 한다. 군대를 가보지 않아도 군대 생활이 어떤지 상상하고 죄를 짓고 감옥에 가보지 않아도 그 안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려 볼 수도 있다.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덕분이다. 실제와는 다른 그림일 수도 있지만 직접 겪어보지 못 한 일을 책이나 영화로 보고 짐작이라도 할 수 있다.     

오래전에 그린 마일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영화는 플래시백 형태의 구조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톰 행크스는 폴 에지콤, 마이클 클라크 덩컨은 존 커피, 미국 대공황 기간에 사형수들의 교도관이었던 당시 폴 에지콤이 목격한 초자연적 사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935년 대공황기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의 콜드 마운틴 교도소에서 사형수 감방의 교도관으로 일하고 있는 폴. '그린 마일'이라 불리는 녹색 복도를 지나 사형수들을 전기 의자가 놓여 있는 사형 집행장까지 안내하는 일이 그의 일이다. 존 커피는 죄명과 달리 순진할 뿐만 아니라 초자연적인 능력까지 갖고 있는데, 그의 그 능력은 주로 병을 치유하거나 죽은 생명을 살리는 비범한 능력이었다. 폴은 존 커피의 결백을 믿지만, 이를 증명할 방법이 없어 슬퍼한다. 결국 사형은 예정대로 집행되고 아무 저항없이 전기의자에 오른다. 

감동적인 얘기지만 그 중에 나에게 기억에 남는 것은 줄거리와 상관없는 것이다. 사형수들에게 죽기 전 원하는 음식이 마지막 만찬으로 제공된다는 사실이었다. 마지막 만찬. 인생리셋  수업시간에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먹고 싶은 음식이 무엇인지 참가자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죽기 전에 먹고 싶은 것은 의외로 소박하다. 비싸고 화려한 랍스터나 스테이크가 아니라 된장찌개. 어릴 때 엄마가 잘해주던 나물과 청국장찌개처럼 단순했다. 우리가 흔히 소울 푸드라고 부르는 것, 그런 것일까. 그 음식을 대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힐링을 받는 그런 음식. 


죽기 전에 후회하거나 하고 싶은 일도 대단한 것들이 아니라 일상적인 일들이다. 아주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것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이다.     

죽을 때까지 미루지 말고 오늘 하자. 바쁜 일이 있다고 미루지 말고 지금 하자. 죽기 전에 회사 일을 더 열심히 할 걸이라고 후회하는 사람은 없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정말 그렇다니까. 내 말 믿고 지금 옆을 돌아보자. 있을 때 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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