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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살입니다(계절;봄)

마흔이 묻고 육십이 답하다

4. 봄 ; 다시 봄

효경

스물 두 살, 내가 가수로 데뷔했을 땐 또래의 동기생이 많았습니다. 나보다 실력 좋은 친구가  많았는데 10년, 20년이 흐르는 동안 적지 않은 이들이 이런저런 이유와 재능 부족을 탓하며 그만두었고, 생계가 어려워 다른 길을 찾아갔습니다. 시작을 함께했던 동기들이 무대를 떠나고 음악계에서 사라지는 동안, 나는 혼자 남았습니다.

 수많은 고비를 넘겼고 내 길을 끝내 걸어왔습니다. 한 길을 향한 존버가 존경심을 받기도하지만 여전히 그 길은 외롭고 힘듭니다. 

 '마흔이 지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 뜻을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볼 때마다 알게 됩니다.

어릴 때는 어떤 부모를 만났는지, 어떤 재능 을 타고났는지가 인생에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는 듯 하지만 서른이 넘으니 그런 것도 소용없더군요.

 나이 마흔이 넘어서도 '나는 부모를 잘못 만나서'라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면 제대로 된 어른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흔은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잇는 나이인가봅니다.

세상에 나올 때 이미 정해져 있던 것들과 결별해 그 이후의 인생은 자신의 노력과 수고로 만들어가야 하는 여정이 아닐까요?     


현정

어려운 음악가의 길을 홀로 걸어온 효경에게 박수를~!! (음향효과로 넣어주세요)

어릴 때 꿈을 가지고 예술가의 길로 들어섰다가 포기 한 사람들이 무수히 많겠지만 그들이 실패했다고 할 수는 없겠지.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일을 찾았을 수도 있고, 더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잘 살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한 길을 가는 사람이든, 진로를 바꾸었든 누구나 ‘존버’라는 점에선 똑같을거야.

요즘 마흔이라는 나이가 여러 면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아. 마흔을 타겟으로 한 책들도 많고. 30대까지 세상이 바라는 대로, 정해진 대로 정신없이 살다가 마흔쯤이면 아마도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삶에 회의를 품게되는 나이인가봐. 이대로 살아도 될까. 지금 내가 가는 길이 맞을까.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야 할까. 그런 고민들 말이야.

어른이 되어야 하고 결혼하면 가정을 책임져야 하고 신체적으로 변화가 절감되기 시작하고. 인생의 위기를 느끼기 시작하는 나이, 마흔이 그렇지 않을까. 그럴수록 유연하게 변화를 받아들이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원하는 것을 찾아야겠지. 

죽을 때까지 인생 공부는 계속 해야 하는 것 같아. 나이가 들수록 세상과 사람을 보는 시야도 넓어져야 하는데 반대로 고집스럽고 독선적으로 변하는 어른이 많잖아. 그러면 안되는데.

 60이 지나니 내가 할머니가 될 나이라는 생각도 들고 세월에 의한 변화가 서글퍼지기도 하지만 마음이 편해지기도 한다네. 

“당신의 화양연화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글을 본적이 있어. 죽을 때까지 그렇게 생각해도 상관없지 않을까. 내일은 알 수 없으니까.      

스티브 잡스가 아침마다 지금 내가 하려는 일이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도 할 만한 일인지 생각해보고, 마지막 날이라도 그 일을 하겠다 싶은 것이면 하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무엇을 하고 싶을까.


https://www.nadio.co.kr/series/747/episo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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