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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연 Dec 04. 2019

(핀란드 일지) Finland - Tampere

무민, 만나다



어김없이 빨간 군단의 습격으로 종일 누워만 있고, 기어서 슬금슬금 걸어 다니고

집에서 과일만 실컷 먹은 며칠이 지나고서야 외출 준비를 한다.

요즘 거의 2주 동안의 탐페레는 절정의 타는 날씨 덕에 낮에 나다닐 수가 없는데

오늘은 그래도 나가야 한다.

바로 오늘이  무민 박물관 무료입장할 수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핀란드 하면 무민이라지만 나에겐  관심 밖의 존재.

그렇지만 한 달을 지내고 있는 탐페레에, 그것도 10분 거리에 무민 박물관이 있고

운이 좋게 한 달에 한 번,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3시부터 무료입장이 가능한데

떠나기 바로 며칠 전이 바로 그날이라 꼭 들러보고자 한다.

돌아오는 길에 요즘 새롭게 다니는 타메르 강 끝자락도 들렀다가 와야지.


뜨하.

살을 지지는 태양에 대비해 준비를 철저히 했음해도 긴팔과 긴 바지, 모자를 뚫고

사정없이 지져주는 태양.

2주 동안 어떻게 그리 추웠을까 싶을 만큼 다이나믹한 날씨의 탐페레이다.

나는 잽싸게 지나쳐버리고 싶은데

오늘도 역시나 해가 있는 곳은 어김없이 모두 옷을 홀랑홀랑 벗고 지져대고 있다.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요 며칠이 절정인지 옷을 모두 갖춰 입은 사람 만나기가 어렵다.

풍경을 둘러보면 모두 벌거숭이들이라 쳐다보기도 거시기하여 

좋아하는 나무도 보지 못하고 쭉 앞만 보고 걸어 다니는 이방인 되었다.


잽싼 걸음으로 날듯이 입장한 무민 박물관.

아이들과 엄마 아빠가 바글바글.

입구부터 그 인기가 실감이 난다.

만화와 캐릭터를 사정없이 좋아하는 나이지만

한국에서 그냥 얼핏얼핏 보이면

뭐 저렇게 귀엽지 않은 캐릭터가 있냐. 내뱉던

그래서 단지 쉽게 만들어진  뚱뚱한 하마 캐릭터인 줄 알았다.

원화도 뭐 별거 있겠어. 그래도 핀란드를 대표하는 것이지 봐 주는 거지 뭐.

게다가 무료잖아!

이런 마음으로  가볍게 들어선 무민의 세계.

초입의 작은 스케치를 보는 순간부터 압도당했다.

모든 세포가 개방되어 무민의 세계를 접하고 있었다.

안의 모든 꼬마들처럼 내내 입을 벌리고  감탄을 연발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서야 알게 된 무민.

조금씩 알아가고, 친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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