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도니아 일지
2019.08.31
유럽에서 공기가 최악인 도시, 동상의 나라, 옆 나라로도 여행할 수 없는 나라, 최근 국호까지 변경한 나라,
물가가 싼 나라, 역사와 오흐리드라는 관광지로 명맥을 유지하는 나라, 최근에 한국과 국교가 수립된 나라,
내가 알고 온 마케도니아는 그런 곳.
발칸 일주를 계획했었지만 그중 마케도니아에서만, 그것도 오흐리드에서만 3달을 계획하며 무작정 온 나라.
그리고 수도의 느낌을 알고 싶어서 오흐리드에 가기 전 경유지인 스코페에서의 일주일.
베트남과 닮아서 친근한 첫인상을 가진 도시.
아이들이 예쁜 도시.
담배 냄새에만 갇히지 않는다면, 세분화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초미세와 미세먼지 수치는
달랏만큼은 되는 도시.
매연 차, 매연 오토바이를 볼 수 없던 도시.
활발하고, 호기심 많고, 친절하고 밝은 사람이 많은 도시.
음식의 양이 적지 않고, 맥주의 양도 후한 도시.
중심은 밤이 될수록 화려하고, 생기가 넘치고 그 주변만 벗어나면 폐허인 도시.
개와 고양이, 새들이 너무 말라서 눈물이 나는 도시.
구걸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가슴 아픈 도시.
겨우 일주일을 뚜벅이고 산 이방인에게 서울보다 숨쉬기 편하고, 따뜻하고 마음이 가던 도시.
좀 더 솔직하고 쨍하게 모습이 드러났을 뿐 내가 태어나 살던 곳과 별만 다를 것 없던 도시 스코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