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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연 Nov 12. 2020

(Ohrid)
특별한 곳에서 평범한 매일

마케도니아 일지





2019.09.17


계산 착오.

9월 오흐리드는 벌거숭이 관광객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나. 반성!

여전히 물놀이하고, 태우기 좋게 매일이 쨍쨍하다.

이대로라면 10월도 어찌 될지 모르겠네.

이제 슬슬 현지 주민들이 나무 땔감을 나르고, 자르고, 쌓아두는 모습이 자주 보이니

이 쨍쨍한 도시에도 가을과 겨울이 혹독하게 찾아오긴 할 것 같다.

바퀴와도 같은 습성을 가진 나이기에 어두운 곳으로만 파고들고 싶지만 몸은 걸어주길 원한다.

유럽의 예루살렘이라고 불리고 온 유럽인들의 휴양지라는,

오래된 건물, 오래된 차, 오래된 흔적이 많은  이 오래된 도시에서

나는 매일 장을 보고, 밥을 지어먹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술을 마시고, 

슬렁슬렁 그늘을 찾아 산책을 한다.

골목골목 뚜벅일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는 이 작고 막힌 도시에서

다른 산책로를 발견하기 어렵다.

저기 멀리 보이는 동산 같은 산이나 올라가 봐야지 다를 것 같다.

매일 지나치는 곳이라도 매일이 다르니 지루하지 않다.

잠시 스쳐가는 곳이었다면 아름다운 부분만 보고, 마음에 새기고 

감탄과 아쉬움으로 발길을 돌렸을 이 관광 명소에서 지내는 제법 여유 있는 날들이 고맙다.

스쳐가면 보지 못했을 숨은 아름다움,

어제와는 미세하게 다른 나무색과 공기와 주변 동물들을 보는 행복,

아름답고 깨끗하게 만들어진 중심지만 봤다면 몰랐을 변두리의 칙칙하고 어두운 모습,

현지인이 사는 동네를 매일 조심히 기웃거려보는 여유로움.

오흐리드의 음양을 조화롭게 볼 수 있고 치우치지 않게 볼 수 있게 됨이 좋다.

똑같은 장소지만 모든 것이 오늘 또 새로운 이 특별한 곳에서

매일 다른 일상을 지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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