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지연 Jul 12. 2019

(아직은) 초록별 일지

하노이 일지) Vietnam-Hanoi - 낮의 호안끼엠




햇빛, 낮, 여름, 쨍쨍함을 지독하게 싫어할 뿐이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없던 땀도 많아져

동남아는 다큐에서만 돌아다니던 나였다.

그럼에도 잠시라도 숨 막히던 현실 탈출을 위해

물가가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없는 주머니를 탈탈 털어 티켓을 마련하고

한국으로부터, 나로부터 달아나듯 안긴 하노이.

인상 구기고 그늘만 찾아 찌그러져 있을 나를 상상했지만 

첫날, 첫걸음부터 하노이가 마냥 좋았다.

새벽부터 길도 모르는 골목을 무작정 쑤시며 걷다가

한낮의 지친 발걸음이 향한 전환점은 언제나 호안끼엠 호수였다.

증발하고 싶은 희미해진 영혼이었음에도 하늘과 이어진 호수, 

나무와 이어진 축축한 흙, 호수에 몸을 던져 하나가 된 나무.

그냥 그렇게  있는 그대로가 삶이라고 말하고 있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존재들과 

함께 있을 수 있음에 마냥 감사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직은) 초록별 일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