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지연 Apr 01. 2021

반쪽으로 남지 않았다

그의 유유하고 반짝이는 강물 같은 글을 보고

가슴이 기쁨에 울렁이고 동경에 눈물이 흘렀다.     


그들의 아랑곳하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재잘대는 소리를 듣고

귀가 즐겁고 질투에 눈물이 흘렀다.     


서늘해진 파란 새벽, 누구라도 마주칠까 싶어 서성댄 창가에서

병아리색 포근한 달빛의 위로에 눈물이 흘렀다.     


존재 깊숙한 의문 속에서 서성이는 작은 옥탑방 창가로 날아든 

잠자리의 날갯짓 안녕에 눈물이 흘렀다.     


적막함을 가리고 싶어 올려다본 하늘에

온갖 변신을 하는 구름의 유쾌한 몸짓에 눈물이 흘렀다.    

 

아무 이유 없이 터진 눈물이 아니다.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다고 느낀 나날에

그건 생의 동료애를 느낀 순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너 하나 내게서 분리되었다고 반쪽으로 남지 않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정말, 사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