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냐짱 일지) Vietnam-Natrang - 조화롭고, 청량한
냐짱의 해는 하노이와 달랐다.
이른 새벽을 지나 아침이 되기도 전에 쨍쨍함이 기세 등등하다.
길마다 그늘을 주는 아름드리나무들 덕에
무작정 걷는 뚜벅이가 걸을만했던 하노이와는 달리
그늘을 만들어 줄 수 없는
가냘픈 가로수마저 없는 길들이 이어졌다.
멋대로 활개 치다가 사람에게 들킨 바퀴벌레처럼
온통 까발려져 숨을 곳을 찾는,
땅 속까지 집어삼킬 듯한 그런 타들어 가는 듯한 이글거림이란!
그 순간.
오아시스를 찾은 듯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으리으리하게 솟은 저택과
그 앞에 홀로 우뚝 서 있는 풍성한 나무,
그 그늘을 지붕 삼아
과일을 늘어놓고 평온하게 앉아 계신 노점상 아주머니.
몸이 잘 구워지고 있는 중에 '눈’ 만은 시원해졌다.
조화롭고 아름다운, 청량한 풍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