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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연 Aug 09. 2019

(아직은) 초록별 일지

(냐짱 일지) Vietnam-Natrang - 있는 그대로




이번 냐짱 여행은 망했어. 여기는 나와 맞지 않아!

지금껏 여행 중 최초로 싫은 것 투성이인 냐짱!

내내 잔뜩 째진 눈초리로 여행을 한 듯하다.

관광지와 해변을 피해 온종일 미친 듯이 뚜벅거리다가

어둠이 짙게 깔리고 나서야 병맥주를 잔뜩 사들고,

그러고서도 멀찌감치 사람들과 떨어져 앉았다.

휴... 한숨과 함께 맥주 병뚜껑을 뽕! 따고 하늘을 올려다보는 순간.

항상 그 자리에 있었던 나무가,

어두워도 색을 잃지 않은 바다가,

묵묵히 삶의 무게를 지고 가는 아주머니가,

모두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고.

주변이, 세상이 뭐가 어떻더라도

그냥, 단지. 

너의 여행길을 온전히 유쾌하게 이어가라고. 

너만의 여행을 계속하라고.

그 순간 알게 되었다.

여행을 망치고 있는 건 온전히 나의 째지고, 작아진

갇힌 시선 때문이라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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