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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진 Mar 31. 2021

남겨진 시간

어느새 반환점을 돌아

저 멀리 어렴풋이

종착지가 보이고

지금껏 뛰어온 것보다

남아있는 거리가

더 적어졌을 무렵


나는 느낄 수 있었네

달리는 순간의 벅차오름을

지나치는 풍경의 아름다움을


연주 인생의 절반은

악기 조율하는데 쏟고

나머지 절반은

잘못된 조율로 연주했다는

어느 바이올리니스트의

자조 섞인 탄식에

빙긋이 웃음 짓다가


나는 깨닫게 되었네

연주와 인생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조율은 다짐과 각성의 다른 표현임을


허상에 취해 비틀대고

욕망에 빠져 방황하던

지난 시절 말끔히 털어버리고

이제야 심지 곧게 세워

빛나는 내일을 노래하며

일상의 행복에 감사하다가


나는 알게 되었네

남겨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음을

오늘이 너무도 소중한 존재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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