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보면 유독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 장면들
의기양양 앞장서 걷는 강아지
따스한 햇살 아래 꾸벅꾸벅 조는 고양이
풀숲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다람쥐
다리 난간 문양 사이 방사선 튼 거미
공원을 산책하면 항상
나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풍경들
우람한 덩치로 무심한 듯 미소 짓는 떡갈나무
계절의 정취를 듬뿍 품은 연분홍 동백꽃
청아한 거울처럼 세상을 비추는 호수와
그 주위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억새풀
질투하고 배신하고 상처 주는 일 없이
언제나 그 자리에서
유쾌하게 충직하게 반겨주는
한결같은 나의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