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새로운 시간이 인사를 한다.
"라떼, 한 샷 반으로 따뜻하게요."
매일 아침 커피를 들고 남들보다 일찍 도착해서 노트북 전원을 누르고 업무용 수첩을 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해야 할 일을 처리 순서에 따라 체크한다. 의례적인 일에 마음 내키지 않아도 그날, 그달, 그 해에 해야 하는 일들이 적혀 있다.
부러져, 땅에 툭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처럼 남학생 혼자 시무룩하다. 크는 거려니, 견디려니 하지만 본인은 얼마나 속상할까 싶어 안타깝지만 지켜본다. 결과가 분명히 나오기 전까지 ‘모호함’을 잘 견뎌야 하는 것처럼, 감정과 이성 사이 어느 것도 쉽게 답이라고 말할 수 없다. 스스로에게 반문하며 갈등하겠지만 본심에 귀 기울일 수 있기 바란다.
오후, 햇볕을 쬔다고 창가에 섰다. 이것이 ‘따습다’라는 것인가 보다. 밥 먹고 왔으니 졸린 잠 한숨 뉘여 놓으면 코까지 골 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