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뿌리는 땅 속에 묻혀 깊이 뻗어 나간다. 주근을 중심으로 실뿌리가 풍성하게 퍼진다. 그곳에서 주변 토양 생태계와 어울린다. 뿌리는 나무의 본체를 지지해주고 나무가 뽑히지 않도록 단단히 박아준다. 거센 바람에도 꿋꿋하게 버틸 수 있다. 농부는 동무에게 보낸 편지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가 나무를 지탱한다.”라고 했다.
묵묵히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해 내는, 사람들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희망이다.
2. 자연은 분주하다. 묵은땅을 갈고 파종을 준비한다. 태초에 하느님이 만물을 지으시고 ‘선한지라.’ 라며 기뻐하셨다고 한다. 우리도 창조주가 되어 그 기쁨을 경험한다.
꽃 피고 나비와 벌 날아드는 것은 서로가 대가 없이 주는 기쁜 사랑이다. 작은 씨는 땅속에 엎드려 비바람을 견디고 없는 듯 숨죽여 지내니 비로소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한다. 그 작은 씨앗의 숨은 사랑에 경의를 표한다. 세상 원리는 자연 속에 들어있다. 아낌없이 주고받는 자연은 시작과 끝이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