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오고 가다 오래간만에 만났다. 역시 서정적 문체가 주는 특이성은 신경숙답다. ‘시골집’, ‘가족’을 통해 슬픔과 더욱 편안하게 만나도록 하고, 그 곁에 쪼그리고 앉아 ‘낮은’ ‘분명하지 않은’ ‘머뭇거리는’ 말투로 중얼거리지만 그냥 넘기지 못하는 것은 신경숙의 문체가 주는 처연한 아름다움 때문이다.
약간 찌뿌둥한 날씨는 미세먼지 탓인 것 같다. 바람이 맑지 않다. 앉아 있어도 몽롱한 눈꺼풀은 늙은 개 같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나왔다. 표절 물의를 일으켜서인가 보다. 신경숙의 책은 없었다. 서점 몇 군데를 돌아다녔지만 그녀의 신간도 구입할 수 없었다. 인터넷 주문만 받나 보다.
전우익 씨와 김소연 작가도 나는 좋아한다. 글 쓰고 싶은 마음이 드는 글을 좋아하는데, 전우익 씨는 나무 마디, 굳은살처럼 박힌 옹이 이야기를 쓰게 한다면 김소연 씨는 나무 아래 꽃과 돌과 비추는 햇살의 이야기를 쓰고 싶게 한다. 김소연의 글은 외로운 사물과 푸석한 감정을 윤기 나게 하는 설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