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 끝나가도록 빵집 주인은 부부의 슬픔일랑 아랑곳하지 않고 분노를 치솟게 하는 ‘무례한’ 사람이었지만, 부부는 그에게 그만의 방법으로 뜻밖의 위로를 받게 된다. 소설은 평범하게 잘 살던 부부가 갑작스런 사고로 아들의 죽음을 맞게 되는 며칠 동안의 공포와 혼란스러움, 그 사이 느껴야 했던 슬픔을 그리고 있다. 아들을 떠나보내면서 지치고 비통해 하는 부부에게 무례함을 사과하고, 의자를 내 주며 뭘 좀 먹게 한 빵집 주인의 ‘별 것 아닌 것 같은’ 도움은 별 것 아닌 게 아니었다. 이처럼 우리에게 위로가 되는 것은 아주 작고 사소한 것이며, 그 작은 사랑이 우리를 다시 살아가게 한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위로가 내게 필요하다. 오늘 드라이브는 내게 건넨 위로다. 비가 오는 날 드라이브가 좋다. 비올 때면 와이퍼가 있어도 시야확보가 쉽지 않고 미끄러질 수 있어서 위험하지만 타이어와 노면 사이 빗물이 끼어들면서 그들이 내는 환호성은 꽤나 신난다. 가는 길마다 비다. 재즈 음악이 부드럽게 흘러나오면 최고다.
사람들이 너무 열심히 살아간다. 조금은 게을러지고 싶고, 조금 천천히 가고 싶은데 아직 용기가 없다. 자꾸 눈치를 본다. 안쓰러운 내게 샷 추가된 따뜻한 커피 한 잔도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