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주민현
회사 근처에 터미널이 있다. 종종 점심시간에 밥을 먹고 난 뒤 그곳으로 산책을 갔다. 나의 소원은 사무실로 돌아가지 않고 여기서 제일 멀리 떠나는 버스를 타는 것이었다.
글을 쓰는 것도, 책을 만드는 것도 지난하게 느껴질 때면, 은밀하게 상상하곤 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전혀 새로운 일을 하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것,
그러면 신기하게도 다시 글을 쓰고 싶어졌다. 다시 잘 살고 싶어졌다.
필사11일/ 2022.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