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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2월이다.

by 지영

2월이다. 지난달 내내 한 해를 마무리 짓느라 새해인 줄도 몰랐는데 2월이란다. 코로나 팬데믹은 오가는 인사를 막을 뿐 아니라 안부를 묻는 일조차 서두르지 않는다. 정다운 인사를 넉넉히 하지도 못했는데 2월이 척하고 앉아있다.


뒤숭숭한 세상 듣그러워 귀를 막아도 시간은 꾸준하고 성실하다. 정확한 간격으로 흘러간다. 시간을 깔고 때로는 시간을 업고 나도 같이 흘러간다. 시간은 꾸준히 숫자가 늘어서 2022년 2월까지 왔는데, 나는 아직도 저만치에 서 있다.


마음이 가장 큰 스승이라, 마음에 부끄럽지 않아야 할 것인데 잘 살아야지 다짐하지만 금세 ‘나’란 놈이 불쑥 튀어나와 부끄럽게 마주한다. 점잖게 뒷짐 지고 모르는 척 있어줄 만 한데 작고 파란 청개구리 인양 튀어 올라 나를 깜짝 놀라게 한다. 양력으로 음력으로 새해를 모두 보냈지만 늦게라도 잘 살 것을 내게 권한다.



*듣그럽다: 형용사/ 듣기 싫게 떠들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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